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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2015년 5월 18일 구름 더미 위에 앉으려다가 빚 더미 위에 앉겠고만. 동양의 베니스여. 더보기
2015년 5월 17일 : 내가 얼마나 너를 좋아하는지 아무도 꿈에도 모를거야 △ 내가 우리 동네를 얼마만큼 좋아하느냐. 비행기 작은 창으로 내다보이는 하늘의 풍경만큼 좋아한다. (인터넷에) 방을 내놨다. 하루만에, 아니 일분만에 결정한 일이다. 관심도 없던 집이며 땅 따위를 갑자기 몹시도 갖고 싶다고 이 동네에 정을 붙이면서 줄곧 생각했었다. 내리 삼년을 살았는데도 이 곳이 안고 있는 풍경이 좋아서, 그리고 이 곳에 묻어있는 내 모습이 좋아서 이 동네에 내 집 하나 있었으면 소망한 적이 적지 않다. 갑자기 많은 낯선 번호들이 내 핸드폰을 울렸고- 이력서를 쓰는 중이었다면 낯선 번호가 울릴 때마다 심장이 뛰어 진즉에 미쳤을 것이다. 한동안 면접을 보러 다닐 때는 울리는 모든 전화에 일단 심쿵했고, 받을 때 공손을 넘어 읍소 했던 것 같다. 눼이눼이-, 아침부터 낯선 얼굴들이 내 방.. 더보기
2015년 5월 16일 :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 △ 홍대에서 우리집 가는 버스. 그리워 질 것 같아서 문득. 바람이 많이 불어 초록색 나무들이 온통 흐드드득. 내가 좋아하는 날씨. 그리워 질 것들이 많을 것 같아서 모든 것에 눈을 두고 천천히 걸었다. 적당히 사랑했고 많이 미안했던 누군가와, 몹시 깊게 사랑했던 누군가와도 아주 자주 걸었던 거리들. 여전히 여전히 좋아하는 풍경들. 마음에 남는 어느 날의 기억들. 오늘처럼 좋아하는 날씨. 왜 가끔은 떠밀리듯 흘러갈 수 밖에 없는걸까. 못 이기는 척이 아니라 그냥 못 이기는 것 아닐까. 끈적한 중력처럼 모든 것이 나를 붙드는 나날들. 붙잡지 말아요, 눈물로 외치면서 날 놓으면 어쩌나 두려운 나날들. 행여나 놓칠까 꼭 붙드는 마음들. 붙들려 있으니까 날 수 있는거라고, 붙들고 있으니까 튕겨나가지 않는거라 스.. 더보기
2015년 5월 14일 : 방울토마토의 날 △ 잘 먹었습니다, 언젠가 다시 만나요. 자세한 이유는 생략합니다. 어쩌저쩌한 이유로 간밤에 김여사님과 크게 말다툼을 했고, 크리넥스 한 통을 다 뽑아쓸정도로 대성통곡을 했던 나는 오늘 아침 눈이 퉁퉁 불어 정말로 (3.3) 이런 얼굴-소위 쌍수 실패한 얼굴-로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장장 여섯시간에 걸친 大단원의 막을 내리고, 지원자들끼리 커퓌나 한 잔 하자며 한참을 걸어 걸어 들린 까페. 까페에 앉아 지친 마음으로 누군가와 메시지를 주고 받다가, 그만 어제의 정리되지 않은 감정이 툭 튀어나와 나도 모르게 눈물을 슬쩍 흘리고 말았습니다. 그걸 또 누가 봤네. "왜 울어요. 울지 마세요." 요새 어쩜 이렇게 시도때도 없이 물기를 짜고 다니는지. 요새 자꾸 마음이 바싹바싹 마르는게 다 이유가 있구만요. 어.. 더보기
2015년 5월 13일 : 밤샘 △ 감수성 폭발하는 새벽. 지구 반대편에서 누군가가 좋아요를 꾹 눌러주었다. 이력서 쓰다가 밤을 꼬박 샜다. 창 밖을 보니 벌써 환하다. (으아. 속쓰려.) '나는 누구지? 나는 어떤 사람이지?' 첫 시작인 자기소개란에서부터 천장을 쳐다보며 중얼중얼중얼중얼. 누구나 원하는 안정적인 삶. 나도 원한다. 너무나 절실하게. 그렇지만 안정에 앞서 나에게 솔직하기를 더욱 절실하게 원한다. 어디로 가고 있는가, 누군가 물었을 때 부끄러움이 없기를 바란다. 언젠가 포기하더라도, 끝까지 가본 다음이기를 바란다. 이왕에 아플꺼라면, 나를 위한 방향으로 아프기를 바란다. 아무 것도 아닌 나를 세상에 내놓을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진실로 나이기를 눈물나게 바란다. (*) 공자 : 어디를 가든 온 마음을 다해 가라. 더보기
2015년 5월 12일 : 구남친 클럽 △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남이 되고, 세상에 둘도 없는 그녀 품에 '니은' 하나만 갖다 안기면 세상에 둘도 없는 그년이 된다. 화들짝 놀라 꿈에서 깨어나서는 이맛살을 찌푸리고 한참을 앉아있었다. 꿈 꾸느라 진을 다 뺐다. 어제의 힘들고 울적한 기분을 이미지로 치환하면 그런 장면인 것인가, 그도 아니면 어제 잠깐 만난 선배와 들렀던 까페가 공교롭게도 작년 이맘때 구남친을 처음 만났던 그 까페라 나도 모르게 무의식을 건드렸던 것일까. 구남친 시키가 꿈에 나왔다. 발단 전개 절정 위기는 다 건너뛰고라도 결말만 좋으면 되는 우리들 세상이 아니던가. 엔딩이 구리면 해피 발단, 해피 절정은 온데간데 없다. 어쨌든 구남친 시키와의 엔딩장면이 꽤 마음에 상처가 됐던터라 늘 미움의 칼날을 갈고 있었다. 서걱..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