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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015년 5월 22일 : 이게 다 전기장판 때문이다 △ 내 안에도 불이 번쩍 장판 감기에 단단히 걸렸다. 한겨울에도 기침 한 번 안했던 내가. 이리 맥없이 무너지다니. 이게 다 전기장판 때문이다! 전기장판이 고장났는데, 전기 장판을 틀지 못한 그날부터 밤에 추워 자주 깨고 이불을 뒤척이며 결국 아침에 덜덜 떨며 일어나게 되었다. 보일러를 틀어보지만, 보일러는 이미 장판의 최고온도에 최적화 된 나를 만족시킬 수 없으렷다. 작년 봄에도 전기장판이 고장나서 '아유 이제 봄인데 뭘' 이라는 생각에 새로운 장판 마련을 차일피일 미루다 몸살에 된통 걸리고야 샀던 기억이 있는데, 올해도 벌써 5월인데 싶어 장판 구입을 미루다가 이 무슨 꼴이더냐. 그러고보니 한 해에 장판 하나씩은 꼭 해먹는 것 같다. 늘 최고 온도를 고집하기 때문인가 어쩐가. 그립다 너의 살결. 장판.. 더보기
2015년 5월 20일 : 레디, 개새... 아니 겟셋. △ 나의 불안, 스트레스, 번뇌, 잡념, 고민 좀 철거해주오. 혼자하는 욕이 많아진다. 내 안에 꽉 찼다는 신호다. 본격적으로 이삿짐을 싸보려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근 일주일간 머릿 속에만 있었던 '동네 우체국 방문의 날'을 드디어 현실로 이루었다. 꿈은☆이루어진다. 집에서 걸어서 10분이 채 걸릴까말까한 거리에 있는 우체국을 방문해서 6호 박스의 크기를 눈으로 가늠해보았다. 6호박스를 지그시 째려보기도 하고, 어루만져보기도 하며, 가까이 다가섰다가 멀찌감치 떨어지기도 했다. 이런 나를 우체국 직원이 흘끗 쳐다본다. 어제 새벽까지 용달차 아저씨와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했는데, 새벽 3시까지 이어진 통화의 결과(심야에 남정네와 통화라닛! 꺄아앙) 우체국 6호 박스 12개로 맞추면 얼마까지 해주겠다는 이.. 더보기
2015년 5월 17일 : 내가 얼마나 너를 좋아하는지 아무도 꿈에도 모를거야 △ 내가 우리 동네를 얼마만큼 좋아하느냐. 비행기 작은 창으로 내다보이는 하늘의 풍경만큼 좋아한다. (인터넷에) 방을 내놨다. 하루만에, 아니 일분만에 결정한 일이다. 관심도 없던 집이며 땅 따위를 갑자기 몹시도 갖고 싶다고 이 동네에 정을 붙이면서 줄곧 생각했었다. 내리 삼년을 살았는데도 이 곳이 안고 있는 풍경이 좋아서, 그리고 이 곳에 묻어있는 내 모습이 좋아서 이 동네에 내 집 하나 있었으면 소망한 적이 적지 않다. 갑자기 많은 낯선 번호들이 내 핸드폰을 울렸고- 이력서를 쓰는 중이었다면 낯선 번호가 울릴 때마다 심장이 뛰어 진즉에 미쳤을 것이다. 한동안 면접을 보러 다닐 때는 울리는 모든 전화에 일단 심쿵했고, 받을 때 공손을 넘어 읍소 했던 것 같다. 눼이눼이-, 아침부터 낯선 얼굴들이 내 방.. 더보기
연남동 달빛부엌 : 연남동 가게들은 달빛을 좋아해 △ 똠양꿍. 아 태국이여. 태풍 노을이 올라온단다. 강균성 요새 대세긴 대세구나. 비도 오고, 자꾸만 친구야가 술먹으러 가자고 가자고. 내가 며칠전에 '한라산'에 대한 찬양을 퍼부었더니 한라산 아니면 안 먹는대서 집 근처에 한라산을 한 잔 하러 왔다. 연남동 가게들은 유난히 달빛을 좋아하는가보다. 옥상달빛, 달빛부엌, 해달밥술. 그 성산동에 일식 주점도 간판에 달을 떡하니 걸어두었는데 일본어는 읽을 줄 모르니 패스. 안주는 '순두부 똠양꿈'. 아 그리운 태국. 빅씨에서 먹었던 똠양꿍이 지대로였는데. 보고싶다 태국아. 4월에 열리는 물총축제도 가고 싶었는데! 이제 슬슬 비의 계절이려나. 거기는. 술이 취해 집으로 가면서 친구한테 노래를 불러달라고 찡찡거리니, 왜 너는 술만 먹으면 뮤직비디오를 찍냐고 하면서.. 더보기
망원동 즉석 우동 이틀전이었나. 자정이 다 되어가는데 우동 땡긴다며 친구 꼬드겨서간 망원 즉석 우동. 기동력이 있는 친구가 우리집에서 그리 머지 않은 곳으로 이사를 오면서, 나의 맛집 정보력이 한층 더 빛을 발하고 있다. 기동력과 정보력의 크로스. 둘 중에 빨리 하나는 연애를 해서 이 끈끈한 조합을 어서 끊어버려야 할텐데. 더보기
둘째날 : 드디어 카오산 로드 △ 여행 첫 날. 여행자의 시선. 모든 것이 새롭고 아름답고 멋지게 보이는 시기! "드디어 당신 덕분에 내가 여기 왔습니다!" 10년전 쯤 읽은 책의 저자에게 괜히 감사인사를 건네봅니다. 한 남자의 작은 여행기였는데, 그 책이 무척이나 좋았던지 단박에 '카오산 로드'가 워너비 여행지가 되었었거든요. 다른 무수한 여행지 이야기도 많았을텐데 어찌 단박에 '카오산 로드'에 마음이 덜컥 꽂혔는지, 바쁘게 치이는 일상 속에서도 '카오산 로드'는 잊지 않고 있었어요. 언젠가는 꼭 가봐야 할 곳! 방콕으로 향하는 항공권을 끊으면서도 별다른 계획은 없었고 (늘 그렇듯이!) '그저 카오산 로드만 보고 와도 된다' 라는 일념 하에, 카오산 로드 근처로 숙소를 잡았던 거니까요. 간밤에 일명 '납치녀 사건'으로 한바탕 신고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