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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2013년 3월 5일 오늘이 절기로 경칩이다. 개구리가 땅에서 솟아튀어오르는! (생각만 해도 징그럽다) 받아보는 메신저 알림에서 경칩을 멋진말로 '호흡이 느껴지는 절기'라고 풀어놓았는데 멋진말 같다. 아침 공기가 다르고, 점심때 창으로 환하게 들어와 비치는 햇살의 농도가 다르고, 퇴근하는 저녁 풍경의 하늘색이 다르다. 가만가만히 있는 것 같아도 가만가만히 움직이고 있나보다. 선배 생각을 많이 한다. 글쎄. '이 세상에서 다시는 마주할 수 없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다들 바쁘게 사는 와중에 몇 년, 몇 십년은 얼굴 마주 할 수 없는 일이 다반사이지만 (언젠가는 마주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각자의 안부를 묻어두고 사나보다. 나도 선배 안부를 까맣게 묻어두고 살다가, 가능성이 없어지니 그제야 기억들을 자주 꺼내보고 환기한다. .. 더보기
2013년 2월 14일 오늘 노트북이 생겼다. 개인공간에 컴퓨터를 들여놓지 않은지가 어언 2년은 족히 넘는 것 같다. 밥벌이를 하기 위해 아침부터 해가 질 무렵까지 하루종일 붙들고 있어야 하는 기계뭉치가 너무 지겨워서, 너무 지겨워서 집에서는 꼴도 보기 싫었거든. 오늘 이렇게 근사한 노트북을 선물받아 좁디 좁은 방아에 들여놓고 선배의 블로그를 들어갔다. 핸드폰으로도 들어갔었지만, 컴퓨터를 켜고 정식으로 다시 들어간다. 선배와 오래 알았다. 어느새 그렇게 친해지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물에 먹 스미듯이 그렇게 가까워졌다. 대학 입학하여 뭣도 모르는 글 나부랭이를 끄적이기 시작할때도 선배는 좋은 말을 해주며, 잘 쓴다고 칭찬해주었다. 멋지고 똑똑한 국문과 선배의 말이니 당연 믿음이 갈 수 밖에. 선배가 칭찬해주자 정말로.. 더보기
2011년 1월 26일 꿈에서 내 모든 집착을 엿보다. 허기가 지는 새벽. 더보기
2010년 11월 4일 : 배려 남자들은 어떠한지 모르겠지마는-사실, 감정의 뒤끝이라고는 티끝만큼도 없고 그저 쿨하디 쿨한 족속들이라고만 생각했던 男子들도 감정의 뒤끝을 태산만큼 간직한채 살기도 하더라만-여자인 나로써는 옛 친구를 우연히 마주하는게 그리 즐거운 일만은 아니다. 눈인사만 나누는 사이였거나, 이름도 가물가물한 친구라면 외려 반갑게 인사할 수 있을텐데, 일부러 시간을 내어 만나고 많은 시간과 경험을 공유한 친구일수록 아는척 하기가 자뭇 쑥스러워 고개를 돌리게 된다. 얼마전 버스에서 중학교때 꽤 친하게 지내던 친구를 만났다.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으나,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소원해지게 되어 가끔 교정에서 만나도 서먹한 인사를 건네던 친구. 바로 옆자리에 앉았어도 나는 몰랐으나-만약 알았다해도 끝끝내 모른척하고 말았을터- 친구가.. 더보기
2010년 11월 3일 : 아무에게도 하지 않은, 아니 못한 이야기  혼자만의 욕심으로 미련처럼 잡고있던 끈을 놓기로 한 오늘 아침. 놓지 못하다가, 놓지 못하다가, 차마 놓을 용기가 없다가 오늘 새벽 술김인지, 아니면 잠결인지 혼자 잡고 있던 끈을 놓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참으로 이상한 이 시대는, 컴퓨터라는 삭막한 기계안에 모든 감정을 불어넣을 수도 있는 시대라 나는 모니터앞에 가만히 앉아 심호흡을 하기도 하였던 것 같습니다. 썩둑. 당신을 향해있던 내 마음의 끈이 잘리는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마음이 약간 철컹 흔들렸던것 같기도, 휘청거렸던 것 같기도 합니다. 보이지 않는 끈을 자르고 자리에서 일어나 컵을 씻으려하는데 그만 컵을 깨뜨리고 말았습니다. 쨍! 그 소리에 화들짝 놀라 있다 가만히 컵을 들여다보니 예쁘게도 두동강이 났네요. 누구도 다치게 하지않고 깨끗하게 두.. 더보기
2010년 10월 28일 : 리얼클로즈 정해진 하루 일과를 끝내고 집으로 들어오니 밤 열한시. 칫솔에 치약을 꾸욱 짜 올려 물을 살짝 묻히고는 북북 이를 닦으며 TV를 튼다. 양치질의 지루함을 덜어볼까 잠깐만 볼 생각이었는데. '패션엔 강추일드 ' 라는 화면 오른쪽 상단의 문구를 응시하며 그대로 TV앞에 눌러앉고 말았다. - 그 사람의 일을 응원했지만, 사실은 참 많이 외로웠어요. 이렇게 혼자만 끙끙대고 앓다가 목표를 세워 일에 매진해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어느 순간, 그 사람 없이도 괜찮은 나를 발견했어요. 아아. 드라마라는게 보편적이면서도 동시에 극소수적인- 그러니까 '이별'처럼 다들 한두번씩은 겪어본 그런 경험들을 마치 나만을 위한 것only for me으로 녹여내는-정서를 잡아내야 한다는걸 다시 한번 깨달았달까. TV앞에 하염없이 주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