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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2014년 4월 23일 : 쎈트럴 퐈크 △ 천오백원의 행복.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천오백원어치가 아닐까요. 퇴근을 하고 볼일이 있어 발걸음을 빨리해 집 쪽으로 옮기던 찰나 '뭐 하자고 계속 이렇게 쫓기면서 사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퇴근 후에도 여러가지 일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늘 시간에 쫓겨서 뛰고, 자전거를 빨리 타고, 언제나 마음이 종종종종 거리거든요. 1년중에 제일 좋아하는 4월이 이제 거의 다 끝나가는데도,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는 바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반대방향으로 홱 돌아 마을버스를 잡아타고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초록색도 좀 보고 걷고 쉬고 싶었어요. 대구에서 인생의 25%를 보낸 나는, 서울의 참 좋은 점 중의 하나가 '공원이 여기저기에 참 잘 갖춰져 있다' 라는 거예요. 우리 동네만 해도 서울에서 손꼽히는 아름다.. 더보기
2014년 4월 22일 : 너바나의 너와나 틀어주세요 결국 어제의 분노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 저녁부터 술을 마셨다. 맥주 딱 한잔에 벌겋게 취하는 집안 내력을 알면서도, 술을 이겨 보겠다고 정신없이 들이켰더니 (그래봤자 흑맥주 세 잔, 칵테일 두 잔이긴 하네.) 결국 2차로 간 바에서 왔다갔다하며 줄곧 토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하. 술먹고 토하는 건 진짜 오랜만인데. 이렇게 못 버틸 정도로 마셔댄 적이 없었는데 벌컥벌컥 마시다가 마시고 먹어댄 역순으로 입에서 꾸엑꾸엑 뱉었다. 집에 가서도 잠 못이루고 변기통을 부여잡고 몇 차례나 토를 하는데, 갑자기 젊은 시절의 아버지 생각이 문득 났다. 젊은 시절의 내 아버지도 술을 늘 못이길 만큼 마시고 괴로워했는데, 그때는 참 아버지가 밉고 미련하다 싶었지만 그렇게까지 술을 마시고 토하며 괴로워한 아버지의 아픔에.. 더보기
2014년 4월 21일 : 분노의 에너지 분노와 짜증을 가득안고 쌀을 안치다가 그만 유리로 된 냄비 뚜껑이 와장창 박살이 났고, 그 바람에 유리 파편이 튀면서 몇 개는 내 손가락에 박혔다. 지금이 어느때인데 이벤트 공지를 하느냐부터 시작해, 금요일 월차를 쓴 내 자리의 물건이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는 월요일의 아침. 시덥잖게 넘어갈 수도 있다만 시절이 하수상하고 마음자리가 뒤죽박죽이라 분노의 에너지가 극에 달하다가 피를 보고서야 '아차' 멈춘다. 그래. 그래. 다친 사람에 대한 '괜찮아?' 보다는 후라이팬의 안위가 먼저인 사람이 곁에 있다. 그래. 그래. 내 손가락에 박힌 유리는 빼낼 수 있다만 마음에 평생 빼낼 수 없는 못이 박혀 피를 흘리는 사람들. 그래. 그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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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4일 : K팝스타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짜장면 오늘 늦게까지 친구랑 있었던터라 집에 가면 손씻고 K팝스타 볼 생각 뿐이었다. 혹시라도 인터넷 검색하다가 K팝스타 우승자가 눈에 띨까봐 일부러 핸드폰도 인터넷 꺼놓고. 둘 다 잘하니까 누가 되든 흥해라! 라는 입장이지만 둘이 대결하는 걸 보고 있으니 심장이 쫄깃쫄깃해진다. 입술을 막 물어뜯으면서 봤는데, 쌤킴이가 진짜 잘하긴 잘하는구나. 얘는 진짜 천재같다. 시즌 1, 2 랑 끕이 다르다고 해야되나. 쌤킴이가 우승하기를 은근히 바랬는데 쪼끔 아쉽게도(?) 버나드가 우승하네. 엄마 아빠 세탁소 걱정은 이제 안해도 되겠다. K팝스타는 캐릭터의 인간미를 진짜 잘 뽑아내는 것 같다. 참가하는 애들이 착해서 그런건가 어쩐건가. 뭔가 슈퍼스타K는 양아치같은 느낌이 많이 들어서 안 보게되는데 K팝스타는 꼬박꼬박 챙겨.. 더보기
2014년 4월 13일 : 일요일 '나 지금 술먹고 울고 있어.' 친구의 이런 메시지를 받으면 기분이 어떠신가요? 또 어떤 대답을 해주시나요? (게다가 상습범이라면!) 여자들이 아무래도 감정 꺼내보이기 쉬운 족속이겠지만, 제 주변에 유독 자기의 아픔이나 상처 따위에 대한 공감을 구걸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남자친구와 헤어졌을 때도, 서류 탈락때에도, 직장 생활이 힘에 부칠때에도 징징거리며 자기를 알아달라고, 안아달라고 위로해달라고. 나는사실 이런 친구들이 얄밉죠. 무슨 자존심인지 나라는 사람은 이상하게 어릴때부터 '나 혼자서 해결해보겠다'라는 의지가 남달랐고, 아주 친한 친구는 물론 가족들한테도 나의 어려움이나 고민을 토로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으니까요. 대학가서 처음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졌을 때도 울음소리가 새어나갈까 방안에서 이불을 씹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