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의 날씨

로즈데이 : 꽃 한 다발 푸욱 안겨주세요 △ 별로 이쁘지는 않지만, 아침 출근길 급한 마음에 후루룩 찍은 장미. 담장마다 장미가 걸려있는 오월이다. 황홀도 하여라! 워낙 꽃을 좋아하다보니, 연애할 때 자주 안은 것도 꽃다발이다. 멀끔하게 차려입은 사내가 한 손에 장미 한다발을 들고 무심하게 사람들의 시선 속을 걸어 내 품에 꽃다발을 안길 때, 추운 겨울 급작스런 전화에 슬리퍼만 끌고 회사 대문 앞으로 뛰어나갔더니 엄청 예쁜 꽃바구니를 안겨주며 "꽃배달 왔습니다." 할 때, 아무 날도 아닌 여름의 어느 가운데에 누군가 손에 들려준 노란 해바라기, 크리스마스 때 받은 어여쁜 분홍 장미 세 송이... 꽃을 안겨주던 인연들은 한때의 기억이 되었지만, 오늘같이 대놓고 꽃을 요구할 수 있는 날이나 크리스마스 같이 특별한 날이면 내게 꽃을 안겨주던 그 인연.. 더보기
2014년 5월 9일 : 장미의 계절 봄이 오나 싶게 벚꽃이 와락 폈다가 지고나면 라일락이 살며시 피고, 라일락이 어느새 졌나 싶으면 새하얀 불두화가 소담스레 피어난다. 그리고 길가의 담장에는 장미넝쿨이 그득하다. 앗. 벌써 장미의 계절이구나. 올 봄은 꽃이 피고 지는 내내 아무도 꽃에 눈길 주지 못했다. 꽃의 계절 내내 슬프기는 또 참 오랜만이다. 더보기
2014년 4월 29일 오후 : 캐치 어 콜드 말보다는 글이 많아진다 했더니 역시 몸이 으슬으슬한게 감기기운이 올라온다. 소개팅 나갈때 춥게 입고 간데다가 비까지 추적추적와서 결국 병이 났나보다. 지난 겨울에 선배에게 받아둔 감기약을 꿀꺽 삼키고는 눈만 굴리며 퇴근을 기다리고 있는 지금. 주말부터 초밥이 먹고 싶었는데, 오늘은 진짜 퇴근하고 초밥 먹으리라. 배불리 먹고 푹 자야겠다. 더보기
2014년 4월 29일 : 아침 맑은 정신에 △ 동네 유기농마트 오전 세일을 노리면 아줌마들을 제치고 좋은 상품을 획득할 수 있다. 물론 아침잠많은 아줌마들이 아직 자고 있을 이른 오전에 가야한다. '아침 맑은 정신에' 가 무슨 관용구라도 되는 것처럼. 살면서 숱하게 들어온 '아침 맑은 정신에' '아침 맑은 정신에 책을 읽어라.' '아침 맑은 정신에 공부를 해라.' '아침 맑은 정신에 운동을 해라.' '아침 맑은 정신에 명상을 해라.' 도대체 살면서 맞이했던 숱한 아침들 중에 과연 정신이 맑았던 적이 몇 번이나 있었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오늘같이 푹 자고 일어난 날이면 그제서야 나는 아침 맑은 정신에 빨래를 할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미뤄둔 집안일을 할 맘도 생기고. 도저히 맨 정신에는 할 엄두가 나지 않기에. 두서없이 쌓여있는 빨래더미들.. 더보기
2014년 4월27일 : 비가 내린다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늦은 밤 잠자리에 들면서 '아침엔 숲에 가서 누워 있어야지' 했는데, 비가 내리는 희끄무레한 창밖을 바라보고 있으니 한편으로 슬몃 기분이 좋다. 마치 '내일은 도서관에 가야지' 했지만 마침 도서관이 정기휴일이라 갈 수 없는 상황의 마음가짐과 비슷하다. 바깥 세상일에 무감하려 하고, 한동안은 더욱 무감하려 노력했지만 일주일동안 몇 편의 공개할 수 없는 글을 썼다가 지웠다가했고 비가 내리는 하늘을 마냥 기뻐할 수는 없겠구나 싶다. 나의 세상에 내리는 비는 일단 환영이다. 오늘 오후 세시경에 소개팅이 있다. 선배가 내 번호를 투척한 뒤에도 며칠간 연락이 없던 선배의 후배녀석에게 갑작스레 연락이 왔다. 선배의 요구에 마지못해 응하는 것 처럼 느껴져 '전 괜찮다. 부담가지지 말라.' 는 대.. 더보기
2014년 4월 24일 : hang out ! △ 부와아악! 오늘도 공원에 들릴 요량이긴 했는데, 신입 편집자분이 (요즘 내 블로그에 많이 등장하시네요) 페이스북에 올린 곳이 어디냐며 물어오길래 공원도 소개해줄겸, 퇴근 후에 간단히 맥주나 한 잔 하기로 했다. 맥주는 역시 캔이지. OB, 카스, 맥스 각자의 취향대로 골고루 섞어산 뒤 구양도 한봉지 겟. 레몬 맥주와 허쉬초콜렛드링크와 다이제 초코는 역시 내 것. 뭔 팔자에 이 좋은 봄날, 40대의 유부남들을 둘이나 끼고 공원에서 노닥거리는지 모르겠으나 나름대로 '그 나이대의 남자들'을 배우는 맛이 있는데, 이 분들은 툭하면 이제 내가 안주다. 나의 연애를 매우 조급해하며 '늦기전에! 어서!' 라면서 폰을 뒤져 친하지도 않은 후배 목록을 읊어대고 있다. 물론 '여동생에게는 소개를 절대 안 시켜줄' 놈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