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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2015년 8월 24일 저녁 : 페이드 아웃 (feat. 찰떡 아이스) 대부분의 야근에서 빠지던 사진 담당 종호와 일러스트레이터 코작가도 참여하는 대 야근. 오늘 입사 이래 편집실과 디자인실 전체멤버가 야근하는 기념비적인 날이다. 근호 실장님 : 야! 쏘주 까자. 다 야근하는거야? 나 : 밥 시켜요~ 코 : 치킨 시키면 안 돼? 나 아까 반지 니가 치킨 그리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해서 그리다가, 치킨이 먹고 싶어. 현진 : 그래! 치킨 먹자. 라대리님 : 저는 밥 먹을래요. 새우 볶음밥. ('밥이 보약'이라는 찌라시를 돌리는 별로 맛있지 않은 밥집과 굽네 치킨에 주문) 모여앉다보니 어쩌다 전쟁 얘기. 나 : 근데 북한이 노리는게 뭐야? 라대리님 : 확성기 방송을 하지 말라는거죠. 나 : 확성기에 뭐가 나오는데요? 현진 : 사람 사는 얘기도 나오고... 걸그룹 노래도 나오고 그.. 더보기
8월 12일 : 난 아티스트야 △ 코작가가 기린 기림 굳모닝. 어제 사무실에 선물로 들어온 케이크 하나를 둘러서서 젓가락으로 퍼먹다보니 상큼한 그 자태가 금세 처연해졌다. 코가 플라스틱 칼을 빼들고 처참한 케이크를 진정시킨다. '코작가, 이쁘게 좀 다듬어 봐. 디자이너니깐.' 나의 한마디에 코가 특유의 빤한 얼굴로 나를 들여다보며 대답한다. '나 디자이너 아니야. 난 아티스트야.' 아티스트에 힘이 실린다. '디자이너랑 아티스트 차이가 뭔데? 상업성?' '응. 난 아티스트야. 근데 난 반은 디자이너이기도 해.' 자리로 돌아와 어제 끼적인 시 몇줄을 현진에게 보여줬다. 현진은 늘 '좋다'라는 말밖에 안하므로, 사실 매번 현진에게 글을 보여주고 의견을 묻는것은 어쩌면 칭찬받고 싶은 드글드글한 욕망의 표출이 아닐까. 현진이 좋다고 했다. 시.. 더보기
2015년 8월 11일 : 쏘잉 쏘리 △ 우쮸쮸 내 새끼... 아마 두어해 전에 사두고는 개시도 안 한 블라우스 단추가 똑 떨어졌다. 특히 여자 옷은 단추 하나가 빠지면 똑같은 단추를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더러 있어서 옷 전체의 단추를 갈아야 하는 일도 있다. 전체의 단추를 갈고 싶어도 마땅히 옷과 어울리는 예쁜 단추를 발견하지 못하는 날엔 쎄굿바. 단추 떨어진지는 한달은 족히 지났을거다. 단추를 잃어버릴까봐 벽에 딱 붙여두고는 늘 바라보며 지냈다. 그래 언젠간 달아줘야지, 언젠간 달아줘야지. 언젠간...누가 좀 대신 달아줘야지. 암. 내가 절대 안하는게 세 가지 있는데 걸레질이랑 바느질이랑 다림질이다. 요즘은 밀대로 방을 쓰삭 밀 수도 있지만, 아무튼 예전에는 어머니가 시켜 마지못해 걸레질을 할 때마다 걸레와 함께 내 무릎이 닳는 느낌이었.. 더보기
등장인물 모든 것에 자신만만하던 사람이 어떤 실패를 맞닥뜨리면 과도하게 움츠러드는 것처럼, 삶 대부분의 국면에서 몹시 옹그리던 이가 어떤 계기로 허리를 한번 곧추세우게 되면 모든 것에 지나치게 자신만만한 경우를 종종 목도한다. 그러다 허리가 뒤로 꺾어질 만큼. 나른한 오후. 침대 위에서 뭉개는 토요일. 그리 반갑지 않은 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늘 이렇게 번득번득 사람을 덥석 찾는지. 그리 반갑지도, 가깝지도 않은 사이인데 대뜸 '어디냐' 는 메세지 한 통. 일 때문에 작년에 두어번 만난적이 다다. 내가 이 사람과 약속이 있었나? 그럴리가. '집인데요' 라고 답장을 보냈더니 이번엔 '집이 어디냐' 는 또 물음. 홍대 근처인데 컨디션이 좋지 않아 나가기 어렵다는 메세지를 보냈더니 팥빙수 사줄테니 나오란다. 컨디션이 .. 더보기
그리움만 쌓이네 그리움만 쌓이네. 더보기
2015년 6월 28일 : 명승부 △ 아무리 바빠도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않듯 신도림역에서 걸어서 이십분이면 친구집에 도착한다. 그건 집주인과 함께 걸었을 때 얘기란걸 오늘 알았네. 데헷. 집주인은 좋은 주말을 맞아 제주도에 가 있고, 나는 빈 집에 가서 티비도 좀 보고 내일 출근을 일찍 할 요량으로 집을 또 빌렸다. 나 너네집 가도 돼? 그래. 와이파이랑 티비선 빼놨으니까 꽂고. 함께사는 친구는 오늘도 출근. 마침 내일 회사에 제출할 서류가 있어 친구의 회사에 들르기로 결정. 오늘 나의 동선은 친구회사 → 삼청동 → 홈플러스 → 신도림이다. 친구회사에서 서류를 뽑고 환승해서 삼청동으로 가서 잠깐 볼일을 본 다음, 신도림역의 홈플러스에 들러 파인애플과 초밥을 사고 친구집에 기어들어가 맥주도 좀 마시면서 일요일 오후를 노닥거리는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