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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로즈데이 : 꽃 한 다발 푸욱 안겨주세요

 

별로 이쁘지는 않지만, 아침 출근길 급한 마음에 후루룩 찍은 장미. 담장마다 장미가 걸려있는 오월이다. 황홀도 하여라!

 

 

워낙 꽃을 좋아하다보니, 연애할 때 자주 안은 것도 꽃다발이다. 멀끔하게 차려입은 사내가 한 손에 장미 한다발을 들고 무심하게 사람들의 시선 속을 걸어 내 품에 꽃다발을 안길 때, 추운 겨울 급작스런 전화에 슬리퍼만 끌고 회사 대문 앞으로 뛰어나갔더니 엄청 예쁜 꽃바구니를 안겨주며 "꽃배달 왔습니다." 할 때, 아무 날도 아닌 여름의 어느 가운데에 누군가 손에 들려준 노란 해바라기, 크리스마스 때 받은 어여쁜 분홍 장미 세 송이...

 

꽃을 안겨주던 인연들은 한때의 기억이 되었지만, 오늘같이 대놓고 꽃을 요구할 수 있는 날이나 크리스마스 같이 특별한 날이면 내게 꽃을 안겨주던 그 인연들을 생각하면서 슬그머니 미소짓게 된다. 그들은 정말 '대놓고 멋있음' 이었거든. 

 

꽃을 품에 안고 사랑하는 여인을 기다리는 남자, 아무렇지 않은 날 아무렇지 않게 꽃 한송이 척 건넬 수 있는 남자, 아름다운 꽃송이가 뭉개질까 조심스레 수많은 인파 속을 디디는 남자. 꽃은 남자 손에 들려 있을 때 가장 섬세하게 예쁘고 아름답게 빛나는 것 같다. 

 

 

(*) 회사 남자 직원들에게 퇴근길에 장미 한 다발 사가라고 일러주는 여직원의 센스를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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