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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가슴 : 에 밑줄하나

아홉. 사랑에 빠질 의무


<똥파리> 양익준 감독의 인터뷰가 실린 작년 잡지를 다시 읽다가.

제일 중요한 건 이십대 때 무한한 사랑과 연애를 하는 것.
그것만큼, 혹은 그것 이상 중요한 건 자기를 사랑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라는 것.



열아홉에서 스물이 되면
인생에서 처음으로 갖게된 2 라는 숫자에 당혹해하며
다들 으레 그러해야 하는것처럼, 그러지 않으면 아니되는 것처럼 
당황하고 방황한다. 

첫머리 숫자 2 를 처음으로 껴안던 당혹한 그 순간은 
첫머리 숫자 2 가 저편으로 사라질때까지 계속되는 것인지도 몰라서
20대를 지나는 우리는 살면서 문득문득, 자꾸만 당혹스럽다

숫자 2 를 앞세우고 가는 우리는
당황하고 방황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해야하는 나이.

나는 잘 할 수 있을까?
 
스무살이 되던 해처럼
인생에서 손에 꼽을 멋진 나이를 가지게 되어서
어떻게 지내야 후회없이 멋지게 보낼까 고민만 자꾸하다
내 스무살이 안녕 하고 나를 그만 떠나버린것처럼.

나를 앞세우고 가는 숫자 2 도 
언젠가는 안녕 하고 나를 떠나버릴까.
숫자 2 가 떠난 자리에는
사랑을 대신할 그 무엇도 남아있지 않아서
나는 그제서야 아련해질까.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해야 하는 나이.
나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