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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한, 행복 식전빵까지 알뜰하게 챙겨와 꾹꾹 씹어먹는 아침. 어느 신랄한 칼럼니스트의 '먹는 것에만 지나친 행복을 느끼는 삶은 얼마나 초라한가' 라는 말을 떠올리며, 빵 한조각에 이토록 행복해지니 무안하기까지하다. (종종 '무안하다'와 '무한하다'를 헷갈려 쓰는 사람들을 발견하는데, 그 때마다 이걸 바르게 고쳐줄까말까 생각만으로도 짐짓 무안해진다.) 나는 담백한 빵을 좋아하는데, 종종 득템을 할 경우에는 여러개를 사서 비닐팩으로 감싼 뒤 냉동실에 넣어둔다. 실온에 한 두시간만 두면 금세 원래의 모습대로 보들보들 촉촉해지니, 이렇게 아침에 집을 나설 때 가방에 쓱 넣어두면 점심식사 전에 나홀로 식전빵을 즐길 수 있단 말씀. 누가 식전빵은 레스토랑에만 있댔는가! 맛있고 행복하다. 더보기
트리플바 사람마다 각자의 식습관이 있잖아요. 일어나자마자 찬물을 병째로 벌컥벌컥 마신다던가 - 저의 어머니가 그렇습니다. 뒷모습만 보면 사내대장부인 줄 - 담배를 피기 위해 새벽 4시부터 밥을 허겁지겁 퍼넣는다던가 - 저의 아버지가 그렇습니다. 밥알은 그냥 니코틴 오시는 길 편히 오시라고 즈려밟는 고급비단쯤 되는 듯 - 하는 습관들. 저는 아침에 일어나서 꼭 견과류바를 먹어요. 견과류가 아니고 견과류'바'가 핵심입니다. 모양이 정형화된 음식들을 몹시 선호하는 편인데, 그래서 김밥이랑 오니기리를 그렇게나 좋아하는 걸수도 있어요. 동그라미, 세모. 꼭 견과류바여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견과류를 봉지째로 흡입해봤는데 영 맛이 별로. 바를 만들때 견과류를 굳히기 위해 시럽이 들어가는데 아무래도 전 그 맛을 사랑하나.. 더보기
좋아해 좋아하는 까페에서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음료와 좋아하는 유월 속에서. 더보기
초코력 : 서울시 초코렛 서울시의 근사한 건축물이 새겨진 서울시 초콜렛. 사실 이런 기념품 초콜렛은 맨숭맨숭 지우개 씹는 맛이 나서 - 왕년에 지우개 좀 씹어봤습니다, 대표적인 초콜렛이 제주도 초콜렛. 잘 못 사면 되게 맛없음! - 꺼려하는데, 이거 너무 맛있는거다! 재빨리 패키지 뒷면을 살펴보니 역시나 너 물 건너 온 벨기에 산! 요즘 더워서 힘없이 자꾸만 픽픽 꼬꾸라지는데 이럴때 필요한게 초코력! 힘을 주세요, 힘을! 초코파워! 더보기
제리 어제 아버지와 서문시장엘 갔다. 소쿠리 한가득 담긴 체리를 보고 탄성을 질렀더니, 아버지가 냉큼 지갑을 꺼내려해서 집에 돌아갈때 사자고 말렸다. 북적북적 요란한 틈바구니 속에서 이런저런 볼일을 보고 집으로 가려는데, 아버지가 '제리, 제리' 하면서 시장을 연신 몇바퀴나 돌다가 기어코 아까 그 소쿠리를 찾아냈다. 체리 만원어치와 아버지가 사준 꽃반지를 끼고 집으로 돌아가는 저녁. "행복하다!" 소리쳤더니 아버지가 웃었다. 더보기
토마토 1인가구인데도 자꾸만 뭐든지 대량구매하는 버릇이 있어서. 토마토를 샀어요. 터진 토마토 다 골라내고나니 자정이 넘었네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