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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소피국 이미 4월인데 혼자 겨울이다. 패딩입고 다니고, 길거리에서 국화빵을 사먹고, 감기몸살로 누워있다. 묵직하고 뜨끈한 것이 먹고 싶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선지국이 떠올랐다. 대구에서는 '소피국'이라는 직설적인 이름으로 불리는 선지국. 어릴 때부터 유난히 좋아해서 할머니가 매번 양동이 째로 사다주셨는데. 선지국이 먹고 싶은건지, 할머니가 보고 싶은건지. 이제 나는 할머니가 사다주는 선지국은 다시 못 먹겠구나. 더보기
지하철 로맨스 지하철. 할머니 한 분이 기침을 심하게 하자 어떤 할아버지가 사탕을 건네며 기침할 때 먹으면 멎는다고 일러준다. 아,로맨스는 어디에나 있다. 더보기
나를 보네, 자꾸. 뼛가루가 되어 나온 할머니. 할아버지가 할머니 영정사진을 어루만지며 '나를 보네, 자꾸' 하고 어깨를 들썩거렸다. 더보기
2018년 3월 29일 울음은 들불처럼 번진다. 할아버지의 눈물을 처음 보았다. 더보기
기분의 무게 매우 가볍다 가볍다 무겁다 몹시 무겁다 그저 그렇다 더보기
침묵의 색깔 검정 바지를 한참 찾다가 새벽 한 시를 넘겼다. 도통 검정이 없구나, 나란 사람은. 대학 졸업 전까지는 검은 색을 걸칠 일도, 원할 일도 없었지만 나도 모르게 어른으로 향하는 길에 옷장 안에 야금야금 검정을 들이게 되었다. 지난 1월에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는 겨를이 없었다기보다는 마음이 없어서 아무 생각도 없이 화사한 민트색 스웨터를 입고 있었다. 도착해서 보니 다들 검정색을 걸치고 있었다. 이번엔 그러지 않으리라. 몇 해 전, 친구가 면접 때 입으라고 빌려준 검정색 자켓과 겨우 찾아낸 검은색 바지, 어제 입었던 흰색 셔츠를 걸치고 집을 나섰다. 밤이 깊도록 열심히 옷장 속에서 검은 색을 골라내며 처음엔 '검은색은 슬픔의 빛깔'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곧 '검은색은 침묵의 빛깔'이라는 것을 알았다. 아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