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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2014년 3월 1일 새벽 2시 : 홍대 사람 겁나 많아

 

 

 

Yo! Ye! Check It Out!

홍대에 사람 겁나게 많아
평일이건 주말이건 상관없이 그냥 사람 겁나게 많아
9번 출구 앞으로 나올 때부터 사람들 겁나게 많아
K.F.삐 겁나게 싫어 닭꼬치도 싫고 포장마차 싫고 떡볶이도 싫어
아무튼 나는 그냥 홍대가 정말로 겁나게 싫어


저 줄줄줄 선 것들 좀 봐봐 저 술술술 취한 꼴들 좀 봐봐
엄마가 준 용용용돈으로 저 술술술 사 먹는 것 봐봐
니 Mother Father Mother Father는 피 눈물 콧물 눈물 콧물 흘려
니 Mother Father Mother Father는 피 눈물 콧물 눈물 콧물 흘려


홍대 사람 겁나 겁나 많아 (겁나 겁나 겁나 HOME)
홍대 사람 겁나 겁나 많아 (YOU MUST COME BACK HOME)
겁나게 겁나게 겁나게 Ho~ (HOME)
겁나게 겁나게 겁나게 Ho~ (HOME)
겁나게 겁나게 겁나게 Ho~ (Brother Go Home)

라멘도 많고 케밥도 많고 흑형도 많아서 중궈도 많아
중국이 드디어 한국을 지배 일본은 드디어 중국에 패배
카페를 가면 커피보다 담배 맥.킹.토.삐 겁나게 많어
보.드.쟁.이 겁나게 많어 홍대에 사람들 겁나게 많어


토 해놓은 것들이 겁나게 많어
이곳은 지뢰밭 백수들의 전쟁터 또 마시다가 길가에서 뻗었어
조폭이 떡볶이를 만들고 떡볶이가 조폭을 만들어
첫차를 기다리다 햄버거 헛탕을 쳤어도 포기할 줄 모르는 이곳은 홍대
1년 내내 Everyday Party

 

디오지 / 홍대 사람 겁나 많아

 

 

 

"홍대 사람 겁나 많아" 라고 불평을 했더니 진짜 그런 노래가 있다며 한 지인이 알려준 노래. 9번 출구 가사에서 빵 터지는, 정말 홍대 몇 번 왔다갔다 해본 사람이라면 격하게 공감하는 가사다. 지인이 이 노래를 알려주며 하는 말 "니가 대구에 있었다면 절대 알 수 없는 감성이지!" 대구에도 사람 많거든!!!

 

아무튼 홍대에는 사람이 정말 겁나 많다. 공교롭게 2월생이 세 명이라, 어제 모두의 밀린 생파를 한꺼번에 하기위해 모였다. 2월의 마지막 날에. 소박하게 연희동 쪽에서 놀다가 그 쪽에서 계속 술을 마실랬는데, 밤사도 가야되고 - 무리 중에 여전히 밤사 빠가 있다 - 노래방도 가야되고, 그래서 홍대 쪽으로 이동. 그 많은 술집과 클럽 사이를 비집고 돌아다니며 뼈저리게 느낀 것. "역시 우린 연남동이야."

 

삐까뻔쩍한 조명과 화려한 복장보다는 그냥 수더분하게 입고 어디 허름한데 짜져서 술이나 홀짝 거리는게 편하다. 다행히 깔끔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술집을 하나 발견해서 거기서 2차를 시작. 생맥주 위의 크림을 핥으면서, 술 취했으니까 '존나'라는 말을 존나 많이 하고, 낄낄거리면서 놀았다. 하. 이네들 만나면 이제는 그냥 필터링이 안되고 입이 그냥 터져서

 

- 미친 뽕쟁아. 뽕빨았냐.

- 넌 정신이 걸레야.

- 너 요새 드립 좀 터진다. 이 잔망스러운 년아.

 

이런 고평가를 받으면서 산다. 낄낄. 뭔가 늘 겉으로는 진지한걸 추구하는 편이긴 한데, 그 반대되는 것들이 안에 계속 쌓이니까 그걸 술먹고 입으로 터는 듯. 난 좀 더 가벼워지고 좀 더 막 살 필요가 있어. 끝나가는 20대를 필요이상으로 무겁게 살았던 듯해서 아쉽다. 학점 .자격증 그런게 뭐라고 거기에 목숨걸고... 내 참 그때 수업이나 좀 더 빼먹고 연애나 좀 더 신나게 했어야 되는데. 미친 우리나라랑 존나 불쌍한 우리나라 대학생들.

 

아무튼 3차로는 노래방까지가서 홀을 너무 큰 걸 주는 바람에 계속 뛰어다니다가 새벽 1시 반에 파장. 날씨도 안 춥고, 여자 혼자 술냄새 풍기면서 택시타기 좀 거시기해서 다박다박 걸어왔다.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노래방은 합정쪽으로 가서 거기서 놀았는데, 홍대쪽으로 오니까 술 + 잠 기운에도 그 새벽에 휘황찬란한 조명이, 아스팔트에 너덜거리는 찌라시 종이가, 손가락 불면서 기타치고 키보드 치는 애들이, 너무 좋았다. 익숙하고 안심되는 느낌. 홍대가 늘 사람이 겁나 많아서 잘 안가게 되고, 혹여 가게 되더라도 사람에 너무 치여 짜증이 앞서는 곳이었는데 이렇게 안심되는 풍경 앞에서 되게 편하다는 느낌? 선배가 나는 홍대에 계속 살 것 같다고 '홍대 맞춤녀' 라는 뜻의 홍맞녀 라는 별명을 지어줬는데 홍대에 진짜로 오래 살게 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홍대가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기도.

 

 

(*) 어디에서 읽었는지 모르겠는데 '나 홍대 살아'라고 말하는 애들의 말투에서 '호오옹대~'라는 뉘앙스가 묻어난다는, 거기 사는게 지가 뭐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는 애들이 있다고 짜증난다는 얘기를 본 것 같다. 암튼 홍대건 호오옹대건, 여긴 그냥 사람이 지나다니고 지내는 곳이죠. 옛날의 명성은 사실 없고 존나 상업적인 냄새가 느글거리지만 그래도 특유의 낭만이 묻어있는 건 사실. 호오옹대에 묻어있는 특유의 뻐김과 콧소리 내뿜는 애들도 조금은 이해해줄게.

 

 

(*) 오늘 저녁 7시에 벨로주로 기어나가 공연 봐야됌. 한달 1주전에 맨 앞자리 예매했지롱롱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