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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크리스마스 카드

 

 

 

 

 

어떤 사람이 나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줬다. '써' 준 것이 아니고 빈 카드와 펜 한자루를 건네며 '너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고 싶으니 여기에다 써서 줘.' 라는 말을 해서 나는 좀 벙벙한 입장이 되었다. 크리스마스 카드라.

 

 

안 그래야지, 안 그러지 못하겠으면 덜 그래야지 하면서도 자꾸만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수록 유심한 것들에 무심해지고 무심해야할 것들에 유심해 진다. 크리스마스 카드를 써본지가 언제였더라. 나도 몇 해전까지만 해도 크리스마스면 예쁜 크리스마스 카드를 직접 만들고 그려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곤 했었는데, 그리고 내가 만든 카드들 꽤 예뻤었는데. 언제부터 파는 크리스마스 카드에도 심드렁 지나치는 사람이 되었나 그래. 빈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아들고는 문득 옛날 생각이 나서 예전에 만들었던 크리스마스 카드를 들춰보았다. 지금은 그렇게 그리래도 못 그릴 것 같아 쓴 웃음이 난다. 나 정말로 꽤 잘 그리고 잘 쓰는 사람이었구나. 그때 써두었던 글들이 지금 쓴 글보다 훨씬 낫다 싶다. 역시 쓴 웃음. (하하하)

 

 

소중한 것들. 작은 것들을 잊지 말고 잃지 말자.

잊지 않고 잃지 않으려 노력해도 자꾸만 잊어버리고 잃어버리게 되니까.

삶이라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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