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의 날씨

2016으로


영화 <미스트리스 아메리카>를 보면,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주인공 소녀가 이런 말을 한다.
ㅡ가끔은 멈추지 않고 영원히 달렸으면 할 때가 있어.

피식 웃었다. 나만 그런 생각 하는게 아니었구나. 목적지를 향해 달리면서도 어쩌면 영원히 도착하고 싶지 않은, 그저 하염없이 부유하고 싶은, 둥둥 떠다니고 싶은 그런 마음.

버스를 탈때도 기차를 탈때도 비행기를 탈때도, 여느 탈것만 타면 영원히 이대로 달렸으면, 하염없이 달리기만 했으면, 목적지 같은건 아무 짝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으면.

2015년의 밤. 기차를 타고 나는 달리는 중이다. 이 기차는 2016년으로 간다. 2016년 따위는 어떻게 되어도 좋으니 그저 하염없이 달리고 싶다는 생각. 저 먼 하늘의 별처럼, 구름처럼, 아무리 달려도 붕붕 떠있는 그것들처럼.



'오늘의 날씨'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년 1월 8일 : 겨울의 한숨에 대하여  (0) 2016.01.08
2015년 1월 7일 : 새해 일주일  (0) 2016.01.07
2015년 12월 28일 : 다시, 백수  (3) 2015.12.28
크리스마스 카드  (0) 2015.12.22
2015년 12월 21일 : 1만뷰  (4) 2015.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