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마실 썸네일형 리스트형 짜오짜오! 얼하이 호수변을 따라 달리는데 호수위로 무지개가 뿅 드리웠다. 와! 하고 놀랠 틈도 없이 잘 보니 무지개가 두 개다. 이게 정말 무슨 복이람! 너무 멋진 무지개를 보며 다시 조금 달리는데 아주 작은 가게가 있었다. 할아버지는 크게 라디오를 틀어놓고 '우아아아아아아아' 하는 소수민족 노래를 듣고 있었고, 할머니는 말없이 쪼글쪼글 서 있었다. 할아버지가 나를 보면서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킨다. '짜오 짜오!' 아마 무지개란 뜻인가보다. 내가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무지개가 드리운 곳에서 무얼 하나 사야겠다, 싶어 할머니가 파는 물건들을 뒤적뒤적 거렸는데 영 마땅한 물건이 없었다. 복숭아 씨로 만든 팔찌를 샀다. 나눠 껴야지, 하고 생각하면서. 팔찌를 사고 하늘을 다시 봤는데 짜오짜오가 없어졌다. 할아버지에.. 더보기 따리 창산 트래킹 숙소 주인장이 등산하자고 해서 따라나섰는데, 어디서 온 청년들인지 일행이 점점 많아지더니 (나중에 알고보니 근처 식당에서 일하는 친구들) 이대로 한참이나 등산했다. 내 옆의 분홍색 옷을 입은 아가씨는 '양상(양슈앙)' 이라는 아가씨로 '상쾌하다' 할 때의 '상'을 쓴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름만큼이나 예쁘고 상쾌한 아가씨. 따리를 떠날 때 나를 꼭 안아주었다. 다시 꼭 만났으면 좋겠다, 양슈앙. 더보기 따리 희주고성 이 어딘가에서 흑탕을 샀다! 한약과 꽃잎을 팡팡 넣고 만든 사탕인데, 그 맛이 오묘해서 비싼건데도 선물주기가 애매해졌다. 뭐든 잘먹는 우리 엄마도 오늘 사탕을 하나 먹고는 기침을 계속 하신다. 더보기 운남성으로 : 잊지 않기 위한 기록들 나는 대부분의 모든 것을 책으로부터 배웠습니다. 늘 그랬습니다. 한글을 엄마한테 맞아가며 네살때 뗀 뒤로는 책을 무척 사랑하게 되었고, 이것이 꽤 오래 갔습니다. 2년전 TV에서 리장의 객잔을 보았는데, 다시 우연히 어느 책에서 리장의 풍경을 보았습니다. 언젠가 여기를 가야겠다. 잊지 않고 있다가 내가 일을 해서 번 돈과 휴가라는 시간을 데리고 잊지 않고 있던 리장으로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장면 1. 운남성이 어디 붙은 성인지는 몰랐습니다. 우리 딸이 중국어를 전공한다며, 지도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한쪽 벽면의 반을 잡아먹을 정도로 큼지막한 중국 지도를 붙여둔 내 방. 고향집에 내려온 오늘에야 들여다보곤 '이렇게 먼 곳에 다녀왔구나.' 새삼 실감합니다. 여기서 여기는 밤기차를 탔었지, 여기서 여기는 다시.. 더보기 한강에 고수부지가 있다면 계속해서 얼하이 호수. 아저씨 네명이 호수를 바라보며 술인지 담배인지, 아니면 같이였는지 뭔가를 나누며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사람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겠지요. 그래도 이렇게 아름다운 호수를 바라보노라면 더 빨리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내심 부럽기도 하고. 아주 어렸을 때는 세상의 책을 다 읽는게 꿈이었는데 지금은 세상에 나의 책을 한 권 내미는게 수줍은 꿈이 되었고 조금 어렸을 때는 세상의 아름다운 곳들을 죄다 가볼 수 없음에 분개하였는데 지금은 눈앞에 펼쳐진 세상의 한 귀퉁이에 기쁘게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더보기 쌍무지개 당첨 △ 리장, 얼하이 호수 어깨에 와닿는 별도, 호수 위에 반짝 뜬 무지개도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한번도 몰랐던 사람들을 한번에 알게 된 것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 위에 서서 허겁지겁 밥을 먹는 경찰도 있었고, 전화 한통만 빌려달라는 나의 요청에 '배터리가 없다'며 모질게 외면하고 나선 금세 빌려준 아가씨도 있었습니다. 방금 땄노라며 빗방울 맺힌 사과를 건네준 사천 출신 청년의 눈동자는 맑았고, 기차역으로 빨리 가달라는 나의 말에 투덜거리다가도 택시에서 내리는 나에게 손을 흔들어준 아저씨를 오래 기억합니다. 스스로가 깨닫든 깨닫지 못하든 최선, 그러니까 최고로 선한 방식으로 각자의 삶을 굴리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런 삶들을 보면서 나역시 그러한 .. 더보기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