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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2013년 11월 13일 : 은행나무가 눈 부시던 날

 

 

 

은행나무가 눈부시던 날

흘러 흘러가는 구름 따라
모래내 시장에서 이대 앞으로 걸어가
용달차 가득 실린 햇밤더미
꿈속에 뿅 가있는 연인들
커피값 남겨 놓고 야구나 쳐볼까
좀 멀어졌던 그 형님한테 전화라도 드려볼까
반가운 소식 하나 있길래
원두 볶는 향기 속에 감길 듯 말듯한 눈꺼풀
정신차려 보니 한 시간이나 흘렀네
놀래미 광어 농어 오징어 수족관에서 우리를 기다리네
`아, 오늘은 진짜 마시지 말아야 하는데` 하면서
좀 멀어졌던 그 동생한테 문자라도 띄워볼까
반가운 소식 하나 있길래
좀처럼 용기가 나질 않아 뭔가 찝찝한 시간만 가고
내 발걸음도 휘청거리네
은행나무가 눈 부시던 날
은행나무가 눈 부시던 날

 

하찌와 TJ, 은행나무.

 

 

 

별스럽게 볕이 좋은 오늘 아침이다. 귤 하나를 까먹으면서 자박자박 출근하다가 귤 껍질을 버리려고 고개를 휙 돌렸는데 은행나무가 벚꽃보다 눈부시게 서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