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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on de alone : 2호점/잠자리 연필

나의 청소법

하나있는 남동생이 국가대표급으로 청소하는걸 싫어합니다.(옛날 내 모습이기도 하지요 오호호) 집으로 들어오면 현관부터 하나하나 허물을 벗기 시작하는건 물론, 쓰고 난 물건은 늘 '제'자리가 아닌 '그' 자리에 두는 좋은 습관이 있지요. 물건을 쓰고난 뒤에 제자리에 두지 않는걸 극도로 싫어하는 성미의 소유자가 바로 나인지라, 행여 둘이 하루종일 집에 같이 있게 될라치면 나의 잔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이래서 엄마들이 따라다니면서 잔소리를 할 수 밖에 없나봐요.
'수건 쓰고 똑바로 걸어놓으란 말이야'
'밥 먹었으면 반찬 뚜껑은 닫고 니가 먹은 그릇은 니가 씻으라고.'
'쥬스 먹고 이렇게 던져놓지 말란 말이다'
'플라스틱은 플라스틱 모으는 곳에 버려야지. 왜 거기다 버려?'

잔소리라는게 그렇잖아요. 하는사람도 피곤하고 듣는사람도 피곤하고 하는사람도 짜증나고 듣는사람도 짜증나고. 나의 끊임없는 잔소리에도 불구하고 그 좋은 습관을 여든까지 가져가려는 모양인지, 늘 집 어딘가에는 동생의 물건이 굴러다닙니다. 처음에는 하나하나 집어서 동생의 방에 가져다두곤 했는데, 이것도 슬슬 짜증이 나는지라 언젠가부터는 동생의 물건이 보이기만 하면 박지성 선수처럼 발로 차서 슛 골인! 달려가서 뻥 차버립니다. 나는 정말 자상한 누나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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