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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on de alone/어두운 의자 안에서

<소명 2 : 모겐족의 월드컵> _ 맑고 근사하게 살기

봐야지 봐야지, 벼르다가 놓쳐버린 영화들이 꽤 많아서 이제는 게으름을 피우지 않기로 했다. 아침부터 보무도 당당하게 조조 입장! 관객이 별로 없을거라 예상은 했었으나 객석이 텅 비어있었다. 홀로 센터를 차지하고 앉아서 아무나 들어와주기만을 간절히 기도했다. 어느 재벌여자는 극장 하나를 통째로 빌려 영화를 본다고 하더라만, 난 예고편들이 무서워서 도저히 혼자 견딜수가 없다. 요즘 영화들은 너무 살벌해. 노심초사하면서 사람이 오기만을 학수고대했는데, 다행히 영화시작 직전에 대 여섯명이 들어와 주었다.
결과만 얘기하자면, 말미에는 눈물을 쭐쭐 흘리면서 봤다. 태국으로 건너가 축구를 가르치는 한 선교사의 이야기인데, 물론 중간중간의 찬송가와 복음구절이 좀 거슬리긴 하더라만 꽤 잘만든 다큐이다. '전도'라는 색채보다는 한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펼치고 사랑을 나누는가를 보여준다. 가슴과 가슴을 잇대어 사는 삶이 얼마나 맑고 근사한지.

모겐족 아이들이 골을 넣고 강 선교사 품에 와락 안기는 모습이나, 상대선수 한명에 수비가 일곱여덟이나 달라붙어 우왕좌왕 하는 모습. 짠하면서도 웃고 울수밖에 없는 장면들이 많다. 아이들이 골을 넣을때마다 나즈막히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가정여중 유니폼 역시 잊지 못할것 같다. 이 참에 나도 하나 맞출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