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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2015년 9월 8일

 

△ 첫 샷

 

 

 

 

 

 

* 가을 햇살은 확실히 애틋한 맛이 있다. 좀 노르스름하고 단정한데다가, 거 뭐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 핸드폰을 바꿨다. 기계에 관심은 없지만 오래지닌 물건에 대한 애정은 많아서 핸드폰이 고장나지 않는한 지구끝까지 데려다니며 쓸텐데, 버튼이 눌리지 않는 대참사도 버티고 버티다 기어이 바꾸게 됐다. 사람들은 새 핸드폰이라서 좋겠다고 했지만 나는 전혀 좋지 않다. 새 핸드폰은 버튼이 잘 눌려서 만족스러운 정도. 어쨌든 이걸로 또 하나의 내 삶을 정리하게 됐다. 2년넘게 매일 만지고 매일 들여다보고 일어나서도, 자기전에도 손에서 놓지 않는 날이 많았으니까. 핸드폰은 감정의 질감 같은거라고 생각한다. 구구남친이 줬던, 이제는 낡아빠진 옷을 덮어쓰고 있는 갤럭시 노트 2도 이제는 쉴 수 있다. 기계에 약삭빠른 남자직원은 공기계를 팔아버리라고 했지만, 그러지는 않을 것이고. 문득 든 생각인데 기사 세 개를 써줄테니 핸드폰을 팔아버리라고 하면 그래도 팔지 않을 것 같다. 뭔가 소중한 것이 잔뜩 들어있다는 생각에. 난 뭐 그런 사람이니까. 피식. 그리고 난 그런 나를 좀 좋아한다. 좀 많이 좋아하려고 노력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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