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왠일인지 술술술이다. 어쩌다보니 월수금이 나란히 술. 술 취재 술 취재 술. 한 주가 다 갔네. 되게 정신이 없었다. 결혼식 3일 남겨두고 대뜸 축가를 부탁하는 오라버니. 그 다음날 이르게 취재를 가는데 아침 8시부터 축가는 뭘로 정했냐, 네 순서를 맨 앞으로 해야겠다, 이런 이런 레파토리를 짰다 전화가 오고, 또 밤 열두시 넘어서 전화가 와서 너가 해야된다, 너가 안하면 안된다, 꼭 하는걸로 알고 있겠다... 바빠서 연습도 하나도 못하고 그냥 갈꺼라니까 괜찮다고, 그렇지만 우쿨렐레랑 같이 쳐달라고. 악기도 없다니까 그날 빌려준다고. 아니 무슨 연습도 하나도 안하고 그날가서 쳐요. 괜찮아 너 레파토리 많잖아. 없어요 없어. 너만 믿는다!
오늘도 일어나서 콧물을 훌쩍거렸는데 아 감기걸리면 안되는데 노래해야되는데 걱정이 따라붙는다. 하나밖에 없는 사랑하는 동생님은 자소서랍시고 메일을 딸랑 보내놨는데 뭐 어쩌라는건지. 이런건 바로 쓰레기통이라고 다짜고짜 공격해대니 제딴에 또 뿔이 이만큼 나서 '돼따 치아라' 모드다. 오늘도 퇴근후 2호 발간기념 회식이 있어 저녁+술을 걸치고는, 축가 핑계를 대고 술집에서 나와서 급하게 신발을 신다가 손톱이 부러졌다. 뭐 그렇게 급하다구. 손톱이 부러졌는데 아픈것보다는 나도 모르게 이 손이 코드를 잡는 손인지, 줄을 튕기는 손인지를 가늠하고 있었다. 게다가 정말로 정신이 없는건지 어쩐건지 버스에서 내려서 손에 쥐고 있던 신용카드를 (교통카드 겸용) 남의 손에 덥석 안겨버렸나보다. 누가 따라와서 '저기요!' 라며 내 신용카드를 건네길래 깜짝 놀라 이걸 왜 갖고 있느냐고 물으니 내가 쥐어줬단다.
처음엔 오지은 노래 중의 하나를 하려고 했는데 회사에서 듣던 코작가와 종호가 'CCM 같아요' 라고 하는 바람에 다시 다른 곡. 옷은 뭘 입어야 하니 얘뜰아. 무조건 예쁘게 입고 가라며 각자가 생각한 예쁜 옷을 알려준다. 현진은 얼마전에 새로 산 원피스를 입으라고 했고, 코작가는 머리를 한쪽으로 여성스럽게 땋고 가끔씩 치다가 아이유처럼 '어이쿠'라는 귀여운 소리를 내며 실수를 하라고 했으며, 종호는 종이박스를 얼굴에 쓰고 가면 될꺼란다. 나중에는 남색 원피스 입고 가라고 지도를 해준다.
"얘들아 나 예쁘게 입고 가도 소용없어. 안경낄꺼야."
현진은 인상을 찌푸리며 코드를 빨리 외워버리라고 했고, 코작가도 그건 아니라고 고개를 젓는다. 그러나 저러나 우황청심원 먹어야 하나. 내일. 으앙청심원. 나 내일 잘 부르라고 응원 좀 해줘요. 그래 너 말이다 너. 태린이 삼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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