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의 날씨

2015년 8월 29일 : 우리 다시

 

 

 

 

 

* 내가 당신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내가 당신에게 얼마나 열심이었는지

뿌듯하게도 말한다. 진짜.

 

 

*

 

 

/ 누나. 누나를 오래 지켜보면서 누나가 어떤 사람인지 드디어 알았어요.

/ 뭐가?

/ 누나 진짜 철벽 좀 치지마요. 사람이 뭔 벽을 그렇게 쳐요. 완전 진짜. 튕기기는 또 얼마나 튕기는지 이 누나 나 잘 만나주지도 않았어. 맨날 시간없다고. 누나 철벽 좀 치지마요 진짜.

 

 

 

 

두어해전에 나를 끔찍이도 좋아했던 한 남자가 나를 앞에 앉혀두고 제3자에게 '그러니까 내가 이 여자에게 얼마나 미쳐있었느냐면은...' 이라는 이야기를 그토록 자랑스럽게 하는걸 지켜보았다. 와. 듣던 제3자는 문득문득 입을 틀어막고 '사랑은 이렇게 맹목적으로 해야되는거구나. 와.와.' 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 근데 솔직히 머핀이 컸어요. 누나가 직접 구워준거.

/ 아 그거. 맛있었지?

/ 네. 그거 먹으면서 와 이런 여자가 여자친구면, 아내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 했었는데. 자주 구워줄줄 알았는데 그 뒤로 안해주고~

/ 누나 바빠 (ㅋㅋㅋ) 이제 연애하려면 가방에 머핀 잔뜩 넣고 다니면서 나눠줘야겠다.

/ 누나 연애 과거사에 나도 연애로 쳐 주면 안되요?

/ 야 그런거까지 다 넣을려면 몇 개를 더 넣어! (ㅋㅋㅋ)

 

 

*

 

 

거참. 나같으면 미워서 다시 보잔 소리는 입에도 안 나올꺼 같은데 특유의 그 싱글싱글한 웃음이 얼굴에 가득이네. 누나 나 그때 좀 로맨틱했죠?? 라면서 연신 싱글벙글이다. 좋아보여서 좋구나. 건강해보여서. 그리고 참 이렇게 다시 만나고 예의 일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다 끄집어내고 헝클어놓아도 산뜻하다. 용감한 녀석. 멋진 사랑하렴!

 

 

 

 

'오늘의 날씨' 카테고리의 다른 글

9월 1일이 오셨다  (0) 2015.09.02
2015년 8월 31일 : 또 안녕!  (0) 2015.08.31
생일 축하해요, 아버지  (0) 2015.08.28
살 빼는 법  (0) 2015.08.28
2015년 8월 28일 : 자취생의 하루 (feat.닭찌찌)  (0) 2015.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