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의 날씨

2015년 8월 28일 : 자취생의 하루 (feat.닭찌찌)

 

 

 

 

 

 

 

 

 

자취생의 하루. 아침에 눈을 뜨고 침대에서 뭉기적거리다가 - 원래는 침대를 안 쓰는데, 새로온 집은 침대가 좋아! - 시간에 쫓겨 후다닥 일어납니다. 여섯시에 일어나는데 거의 일곱시쯤에 몸을 일으킨다고 보면 되죠. 왜 그러냐고요? 글쎄요. 나도 나에게 묻고 싶어. 머리가 길어서 말리는데 많은 공력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일단 머리와 아리수의 뜨거운 접촉으로 하루를 엽니다. 열어제꼈! 아. 머리를 감으러 가기 전에 어제 불려둔 쌀을 꾹 안칩니다. 나는 도시락을 싸는 여자이기 때문에. 오늘은 무슨 반찬을 해볼까나~ 오늘은 닭찌찌살 너다! 닭가슴살을 먹기좋게 썬 뒤 양념장을 만듭니다. 시판 양념 쓰는걸 좋아하지 않아서 웬만한 양념은 다 만듭니다. 고추장도 만들고 싶어요. 간장 두 큰술에 참기름 살짝, 고춧가루, 그리고 통후추를 갈아서 잘 섞어준 뒤 닭찌찌를 조물조물 양념장에 재워둡니다. 씻고 나오면 간이 잘 배어있을테니까! 음식 만들때 간을 안봐요. 그냥 눈대중으로 하는데 왜 다들 맛있다고 하죠? (헤헤헤헿)

 

 

아무튼 양념에 쩌든 닭찌찌를 뒤로 하고 머리를 감고 샤워를 합니다. 거울을 한 번 쳐다보주고 - '오늘 왜 이렇게 예뻐?' 이런 말이 절로 나올때도 있...아무튼 - 머리를 수건으로 돌돌 말고 나와요. 수건을 보통 세 장쯤 쓰죠. 누가 빨아!! (내가 내가 내가 ♪)

 

 

스킨을 바르고 머리를 말리면서 옷을 고릅니다. 루루루~ 오늘은 뭘 입을까나요오오오. 하나같이 옷이 다 구겨져 있지만 다리미가 없는 관계로 그냥 주름 없는 옷을 입고 나간다는. 고민할 필요가 없네? 그래도 난 영원히 다리미를 사지않을꺼야! 다리는거 싫어! 옷을 대충 골라두고 파워 드라이기 가동. 숱도 많고 길이도 길어서 머리를 한 시간 바짝 말리면 다 바를까이기 때문에 대충 물기만 제거하는 방식으로.

 

 

밥솥 폭폭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닭찌찌살의 상태를 점검하고 약한 불에 볶아줍니다. 다 됐다 싶으면 불을 끄고 잠시 둡니다. 뜨거운 걸 바로 도시락에 넣으면 안되니까. 음식 냄새가 나므로 향초를 두 개나 풀가동시키고 설거지를 해요. 뒷정리를 대충 마치면 골라둔 옷을 입는데, 이쯤되면 밥이 다 됐다고 삑삑 소리가 나요. 밥도 한 김 식히고 머리를 또 말려줍니다. 아마 기분상은 내일 머리 감기 전까지 말려야 겨우 마를 것 같다만.

 

 

대충 머리를 또 말리고 화장을 합니다. 썬크림 바르고 쿠션 바르고 출동. 얼굴에 딱히 뭘 하는 건 아니지만 립스틱은 예쁜 색깔을 바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리고 평소엔 잘 바르지도 않는데 립스틱은 그렇게나 좋아한다는! 그러나 회사에 가면 도착하자마자 뭘 먹느라 바빠서 다 지워져 있는게 함정이긴 하지만.

 

 

오늘은 '미모의 살림꾼'. 그러니까 '미모'와 '살림꾼' 두 개 타이틀을 동시 획득하고 싶기 때문에, 허름한 옷 말고 - 전 허름한 옷 입는게 왜 그렇게 좋은지 모르겠어요. 오래된 바지나 색바랜 티셔츠 같은거 - 얼마전 짐슴소리로 울부짖으며 겨우 겨우 단추를 단 블라우스를 입습니다. 2년 전에 사놓고 한 번도 안 입었는데 또 여름이 가려하니 이제는 입어야 하므로. 구두를 신고 출근하고 싶지만 역시 시간이 아슬아슬하므로 최대한 빨리 두 다리를 가동시킬 수 있는 신발을 신고 출동!

 

 

회사에 도착해 점심도 전에 도시락 반찬을 열어보이며 찌찌살을 몇 점씩 나눠주었습니다. 다들 맛있다고 아주 좋아하네요. 종호는 다섯개나 먹었기 때문에 반찬을 받아내야겠습니다.

 

 

 

 

'오늘의 날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일 축하해요, 아버지  (0) 2015.08.28
살 빼는 법  (0) 2015.08.28
2015년 8월 27일 : 째깍째깍  (0) 2015.08.27
2015년 8월 26일 : 하늘  (0) 2015.08.26
2015년 8월 25일 : 8월의 크리스마스  (0) 201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