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을 맞으며 사천교 언저리를 헤메었던가.
집에서 밖의 날씨를 가늠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는 창 밖의 날씨이다. 꼭 닫아둔 창문 탓에 매번 겨울바람의 존재를 간과한다. 햇살이 좋으면 마냥 따뜻하고 포근해보여 나같은 게으름쟁이도 '에헴, 밖으로 한 번 나가볼까?' 하며 궁둥이를 들썩거린다. 아뿔싸. 그래도 삼월의 첫 날이니 자전거를 끌고 한강으로 가볼까, 싶었는데 현관을 나서자마자 곧바로 몸을 돌려 방으로 들어가 눕고 싶은 날씨.
그래도 외출 채비를 한 게 아까워 세워둔 자전거를 오랜만에 만져본다. 그러고보니 줄곧 삼개월을 바깥에 세워두었다. 자전거에 먼지가 뽀얗다. 다 털어낼 수 없어서 안장만 대충 털어내고 앉았다. 바지를 빨지 뭐. 처음에는 한강으로 가려고 했지만, 계획을 바꿔-계획을 바꿨다기 보다는 일단 사람이 덜 다니는 방향으로 자전거를 운전-열심히 달리다보니 눈에 익숙한 동네가 나온다. 떡볶이를 먹으러 종종 오던 모래내 시장 근처.
나름 모험을 해보겠다고 낯선 길로 훅 하고 페달을 밟았던건데 눈에 익숙한 동네가 나오는구나. 그럼 혹여나 익숙한 길로 페달을 밟았으면 길을 잃어 못 돌아올수도 있었겠다. 끄응. 이까지 온 김에 떡볶이나 먹고가자 싶어 자전거를 끌고 북적이는 시장통을 가로질렀지만 오늘 때맞춰 영업을 안 한다. 아쉬운 마음에 오뎅이라도 먹고 가야지, 싶어 부지런히 먹는다. 오뎅과 붕어빵을 함께 파는 이모 곁에 달라붙어 끊임없이 조잘조잘, 붕어빵을 꾸역꾸역 먹는 한 바보 소녀(?)가 나에게도 자꾸 어눌한 말을 건네고 살가운 척을 한다.
"매운 간장은 그거고, 안 매운 간장은 이거예요. 나도 안 매운 간장 먹는데."
"지금 몇 시예요? 세시 이십일분. 맞죠. 세시 이십일분. (핸드폰을 꺼내 시각을 기어코 나에게 확인받는)"
"시간이 참 빨라~ 시간이."
일일이 대답을 해주기가 조금은 머쓱하기도 해서, 대답 대신 오뎅을 계속 먹었다. 세시 이십일분께에 진눈깨비가 흩날렸다. 집에 돌아가는 길을 조금 걱정하면서 자전거를 밟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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