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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on de alone/어두운 의자 안에서

스타트랙 비욘드



오늘은 구름이 기깔나는 날이었다. 볼까말까 일주일 넘게 고민하다가 집에 가는 길에 있는 영화관에 들렀다. 스타트랙! 나는 작년이었나, 스타워즈를 스타트랙이랑 착각하고 영화관에서 혼자 열심히 본 그런 사람. 이번엔 확실히 스타트랙! 고요히 보기를 바랐지만, 내 왼편에 혼자 와앉은 아재가 나를 몹시 불편하게 했다. 팝콘을 자시러 온건지 영화관 스피커보다 더 크게 팝콘을 씹어대면 어쩌자는건가. 게다가 '먼저 걸치는 놈이 임자'라는 영화관 팔걸이에 음료수를 꽂았다 뺐다 꽂았다 뺐다 하는 통에 영 거슬린다.

어쨌든 스타트랙은 무척 재밌었다. 캡틴은 잘생긴 주제에 오토바이까지 겁나 잘탄다. 남자친구는 여자친구에게 '사랑과 존경의 의미'로 목걸이 하나쯤은 걸어줘야 관계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귀뾰족 씨가 여실히 보여줬다. 목걸이의 위치로 여자친구를 찾아낸 귀뾰족 씨에게 여자가 묻는다.
- 여기 왜 왔어요?
- 당신을 구하러 왔지! (캬)

그리고 역시 예쁜 여자는 오래 살아남는다. 유니폼이 짧은 미니스커트인 것부터가 그렇잖아. (바지를 입고있는 다른 여자는 진짜 끝까지 얻어맞고 겁내 싸운다!) 악당에게 납치되었는데, 여자가 악당 스타일이었던지 온갖 곳에 다 데리고 다니면서 계략을 낱낱이 말해준다. 악당들은 그러더라. 어쩌면 그들도 외로웠던걸까나. 여자는 계속 악당 턱밑에서 악당을 노려보면서 입바른 말을 하는데, 악당은 그 여자를 그냥 두고는 오히려 저 구석에서 한마디 말도 않고 원하던 무기도 구해준 다른 여자를 죽인다.

어쨌거나 우주가 등장하는 영화들은 하나같이 나를 압도하는 뭔가가 있다. 트랙이건 워즈건 알게 뭐란 말인가. 나는 나중에 두 손을 꼭 모으고 영화를 보고 있었다. 크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