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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on de alone/어두운 의자 안에서

<오베라는 남자>_마음을 연다


오베라는 남자가 있다. 일찌기 어머니를 여의고 말없는 아버지와 살았다. 오베가 청년이 되었을 때, 아버지는 오베의 눈앞에서 사고로 죽음을 맞는다.

오베라는 남자가 있다. 그는 착하고 성실하다. 그의 아버지의 별명은 '겁나게 착한 남자'. 오베는 착하게 살았다. 어느날 그의 집은 불타서 없어졌고 그는 갈 곳이 없어졌다.

오베라는 남자가 있다. 가족도, 집도 모두 잃어버린 그는 어느날 기차에서 운명의 여인을 만난다. 그녀를 다시 만나기 위해 오베는 3주간 날마다 빠짐없이 그 기차를 탄다. 3주 뒤, 기차에서 그녀를 다시 만났다. 여인이 저녁식사에 초대해달라고 하자 집이 없어 초대하지 못한다. 현명한 그녀가 그럼 밖에서 먹자고하자 오베는 그러마 대답한다. 잔뜩 긴장해서 손에 꽃다발을 꼭 쥔채로 오베는 레스토랑 앞을 서성인다.

오베라는 남자가 있다. 운명의 여인과 첫 데이트. 그녀는 그에게 왜 아무것도 먹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는 자기는 실은 기차 청소부이며, 집은 불탔고, 가진 돈이 당신의 밥 한끼를 사줄 돈 밖에 없었고, 당신에게 저녁을 사고 싶었다고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녀 앞에서 초라한 모습을 다 털어버리고는 도망가려는 오베의 목덜미를 그녀가  낚아채고는 뜨거운 키스를 퍼붓는다. 현명한 그녀는 박력까지 있다.

오베라는 남자가 있다. 가족도, 집도, 돈도 없는 그의 곁에는 아름답고 현명한 여인이 있다. 그녀는 오베의 꿈을 묻는다. 오베는 불현듯 '집'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그가 주택관리사가 될 수 있도록 돕는다. 오베가 졸업장을 받아든 날, 오베는 그녀에게 청혼한다.

오베라는 남자가 있다. 아이를 임신한 아내와 함께 떠난 여행에서 사고로 아이를 잃는다.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에 오베는 세상으로부터 마음을 닫는다.


오베라는 남자가 있다. 닫힌 마음을 여는 법을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 새 이웃이 된 페르시아 여인으로부터, 그녀의 아이들로부터, 오랫동안 등을 돌렸던 친구로부터, 아내의 제자로부터, 하루종일 먹기만하는 뚱뚱한 청년으로부터, 고양이로부터.

오베라는 남자가 있다. 그는 심장이 크다. 오베라는 남자의 큰 심장에 사랑이 가득찬 어느 날, 그는 세상을 졸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