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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가슴 : 에 밑줄하나

서른. 내게 당신은 (출처 : 백종민 작가 https://brunch.co.kr/@seoulsale/67?m) 어젯밤 달이 참 날카롭게 예뻤다. 어느 책에서 읽은 '양 끝에 칼날을 매단' 그런 달, 까만 밤하늘을 정확하게 찌르던 달. 그 달을 보고 문득 그 애가 연락이 왔다. 그 쪽으로 가고 있어. 오늘 달 봤어? 달 보니까 니 생각나서. 너 달 같잖아. 몽롱하잖아 늘. 몽환적이잖아 너. 그런 말을 품고 내게 와서는, 그래. 저 글의 표현을 빌리자면 '대체 불가능까진 아닌데 꽤 적당한' 문장을 찾았다며 문장과 문장 사이의 어느 여백을 쿡 짚으며 자기가 이쯤 있노라고 말했다. 그 여백이 어찌나 크던지 순간 마음이 짜르르했다. 쓸데없기는. 결혼반지 낀 손에 내 맨손을 포개고는 잠깐 밤 어귀를 걸었다. * 갑자기 문득 2년간 세.. 더보기
스물 아홉. 당신 당신으로 잘 살 수 있고 당신으로 잘 일어날 수 있어요. * 작게 따라 중얼거려보는 아침. 나의 당신이 누구인지 이제는 도무지 알 수가 없지만 그렇지만, 그러니 이제는 내게 와주세요. 꾹 한 번 안아주세요. 이렇게 마음이 온통 무겁고 어지러운 날에. 그러면 나는 잘 살 수 있고 잘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데. 더보기
스물 여덟. 가엾은 사랑 내가 무사히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그들 속에 사랑이 있어 나를 불쌍하게 여기고 나를 사랑해 주었기 때문이다. 가엾게 생각하고 사랑해 주었기 때문이다. 더보기
스물 일곱. 사랑과 사랑에 빠졌다 (...) 이 무렵 처음으로 내가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고 나도 사랑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미 한 사람을 사랑하고 있었고 많은 이들과 사랑하게 되었다. (...) 나는 사랑과 사랑에 빠졌다. (...) "사랑해."라고 말하면 대답으로 "사랑해."를 듣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 그레타 거윅 * 우연히 산 책 한권에 내가 좋아하는 배우의 글이 들어있었다. 사랑하는 프란시스. 더보기
스물 여섯. 햇빛과 바다처럼 햇빛처럼 행복하고 바다처럼 길들일 수 없는 사람이 되어라. 더보기
스물 다섯. 모서리는 의미없이 둥글어져서는 안 된다 많은 것이 좋은 시절이 있었다. 많은 것을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싼 것이 좋은 것이었고 큰 것이 좋은 것이었고 무거운 것이 좋은 것이었고 많은 것이 적은 것보다 좋은 시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마른 것이 살진 것보다 더 좋다고 하고 큰 것보다 작은 것이 더 좋다고 하고 많은 것보다 적은 것이 더 좋다고 한다. 밥도 많이 먹는 것보다 적게 먹는 것이 더 좋다고 한다. 적게 먹어야 더 건강하고 더 오래 살고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들 한다. 많아져서 더 좋아지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건강하려면 잠을 더 많이 자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일도 그렇다. 더 적게 일하고 더 많이 쉬고 더 천천히 움직이면서 더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 더 크게 성공한다고 한다. 일과 공부는 적게 하고 잠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