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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머리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더니

 

입사동기가 얼마전 퇴사했다. 나 입사때부터 주욱 함께 같은 공간을 썼으니, 나름 1년 하고도 절반의 시간을 매일같이 얼굴 맞대며 보던 사이인데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라는 속담이 무색할만큼 '난 자리'가 물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빠르게 메워지고 있다. 일주일 정도 비어있던 책상은 다른 이가 새로 둥지를 틀었고, '난 자리'를 궁금해하고 그리워할 새도 없이 나는 '난 자리'의 많은 업무를 임시적으로 떠맡으며 헉헉대고 있으니. 우리가 회사라는 공간 안에서 나누었던 이야기의 80% 이상은 역시 회사의 이야기였기에, 퇴사자에게 회사 안의 근황을 전하는 것도 무례일 것이며 회사 밖의 안부를 궁금해하는 것도 실례이리라. 이런저런 생각에 입을 꾹 다문다. '사회에서는 친구를 만들기 힘들다' 라는 말, 일하러 가서 일하며 쌓은 관계이니 일 끝나면 땡인 것이 당연하련만 그래도 아쉽다. '난 자리조차 모르는' 내가 조금은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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