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의 날씨/기분과 기억들

서울 연인, 그리고 대구 연인

 

 

 

 

001. 서울 연인, 그리고 대구 연인

 

 

 

서울 연인. 이름도 참 예쁜 단팥빵 집입니다. (가게는 사실 이름만큼 이쁘진 않아요. 역사라 어쩔 수 없기도 하겠지요.)

갓 구워져나온 자그마한 단팥빵은 반죽이 촉촉하고 속에는 달콤한 팥앙금이 가득차 있어, 한 입 베어물면 저절로 연인 생각이 날만한 맛입니다. 사다주고 싶은 마음에요.   

 

1호점은 서울역 공항철도 타러가는 통로에 자리하고 있는데, 역사에 들어선 음식들의 맛과 가격에 그리 높은 신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이 줄을 쭈욱 서있는 가게 앞에서 나도 모르게 발길이 멈춰섭니다. 빵집인가? 얼마나 맛있길래 이렇게 줄을 서?

 

첫번째 살 때는 맛을 잘 모르니 시험삼아 네댓개 정도 산 것 같아요. 분명히 도착 기차시각보다 30분은 일찍 나와서 기다릴 아버지 생각이 나서요.

단 빵을 무척 좋아하시는데다가, 그러지 마시라고 아무리 말려도 30분, 1시간씩 일찍 나와서 기다리는 아버지의 성격상, 딸내미가 대구에 도착할 때 쯤이면 분명히 출출할 때거든요.

 

그 전에는 던킨 도너츠나 프랜차이즈 빵집의 빵을 사다드렸는데, 서울연인을 알게된 후로는 줄을 오래서는 수고를 감내하더라도 이 빵을 사다드립니다.

확실히 맛있어요. 천연 발효종이라 속도 편안하고요. 조그만 팥빵 하나에 거의 2000원 꼴인 셈이니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가격이 생각 안 날만큼 맛있습니다.

 

'연인'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서로 열렬히 사랑하는 관계에 있는 두 사람. 또는 몹시 그리며 사랑하는 사람' 이라 하네요.

열렬히 불타오르는 사랑은 아니지만, 언제나 그립고 사랑하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서울 연인을 사들고 대구 연인을 만나러 갑니다.

 

 

 

 

 

'오늘의 날씨 > 기분과 기억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7년 1월 2일 : 명상록  (0) 2017.01.03
2017년 1월 1일 : 명상록  (0) 2017.01.02
2016년 10월 21일  (0) 2016.10.21
소금은 빼고 주세요  (3) 2015.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