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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머리

엄마, 첫눈이 와요


입이 심심하여 냉장고를 뒤지던중 반이나 썩어버린 사과를 발견,
엄지와 검지손가락의 최소면적만 이용하여 이 녀석을 버리려 하던차에
위험하게 세워둔 밀가루통을 엎지르고 말았다 오~쉣더퍽.

이 밀가루로 말할것 같으면, 농약이 일절 사용되지 않은 순수100%우리밀로 벌레가 자꾸생겨 어머니께서
 수고를 마다하지않고 하루에 몇번씩이나 통을 열어 정성껏 뒤적이던 그 밀가루가 아니던가!

주방바닥은 물론, 어머니의 등산가방과 바지까지 순식간에 아름답게 데코해버린 밀가루를 보며
잠시 망연자실하였으나 뭐 낀놈이 성낸다고 어머니에게 대뜸 전화를 걸었다

'어무이 큰일났어!'
'와?'
'밀가루통이 쏟아졌어!' ← 밀가루통에 발이라도 달린양, 밀가루통을 금새 自動體로 만들어버린다
어머니는 제법 무덤덤하게, 정곡을 콕 찌르며 대답하신다 '니가 건드려서 넘어졌겠지'
'아니, 이걸 이렇게 불안하게 세워놓으면 어떡해요! 뚜껑은 또 왜 안닫아놓고~'

사실 닫아져있던 뚜껑도 열릴만한 강한 충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어머니를 원망하며 책임을 회피했다
이 정도면 정치해도 되겠다 

전화를 끊고나서, 또 다시 망연자실하며 어떻게 치울까를 고심하다
 지식인에 '밀가루 쏟았을때'라고 쳐보았다
마땅한 답이 없었다 사람들은 밀가루를 쏟으면 그까이꺼 대충 알아서 척척 잘치우나보다
막 치우려고 하는 찰나, 시의적절하게도 은경이한테 문자가왔다

'뭐햄?'
'밀가루 쏟아서 엄마한테 싸대기맞을 준비하고있어'



'어떤상황에서도 웃는놈이 이긴다' -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