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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2013년 9월 1일 : 진짜, 진짜는 뭘까?

2주정도 바짝하던 네이버 블로그 질도 시들해졌다. 나의 내밀한 속내를 까놓고 싶어 시작했던 것인데, 뭔가 자꾸만 '의식' 하는 나를 발견한다. 검색어에 걸리는 게 많으니 회사 사람들도 의식되고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의 팬들도 의식되고 안티팬들도 의식되고... (조회수도 많지 않은 블로그인데 별걸 다 의식한다.)

 

그리고 정말 짜증이 났던 것은 엄청난 양의 스팸덧글과, 성형외과나 이상한 홍보 업체에서 게시물 당 얼마를 주겠다고 홍보성 글을 의뢰한 것. 조용히! 지내고 싶다.

 

8월 마지막 주는 정말 제대로 '앓았' 던 것 같다. 몸도 너무 지쳐있었고, 밤새 끅끅대면서 울만큼 마음도 많이 아팠다. 그 와중에 새벽부터 걸려온 누군가의 '앓는' 소리를 속도 없이 들어주고 있기도 했었고.

 

 

 

오늘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9월의 첫 날. 갈까말까 고민고민하다가, 게으른 몸뚱이를 일으켜 버스를 타고 서대문구청으로 갔다. 아침부터 열심히 걸었다. 아, 아름다운 이 동네. 반 자의, 반 타의적으로 선택하게 된 곳이지만 나는 정말 이 동네에 뼈를(?) 묻고 싶다. 너무 살벌한가. 살면 살수록 다정하고 도타운 느낌이다.

 

오랜만에 티스토리 블로그에 글을 쓰는데, 선배의 블로그는 사라지고 없구나. 참 이상하다. 세상에서 사라진 존재는 하나인데, 그 주위 사람들이 그것을 못견뎌하며 그 하나를 둘러싼 나머지를 모두 없애버린다. 전화번호도, 그 사람의 글들도, 사진들도. 그러면 나는 무엇을 보고 그리운 이를 기억하고 추억해야 하나. 이 많은 날들을.

 

 

(*) 나에 대해 매우 호의적인 어떤 이가 나에 대해서 쓴 매우 호의적인 글을 읽었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라고 손사래쳐봤자다. 대상에 대한 어떤 감정이 발생하면 피드백이 필요하다. 말로는 아니라고 할지라도 피드백을 필요로 하는 것이 사람이다. 그리고 사랑이다.

 

뒤적뒤적 인터넷에서 피드백에 대한 정의를 몇 가지 구해보니 '어떠한 일을 마치고 그것에 대한 평가와 고찰을 해서 앞으로 같은 일을 했을 때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한 작업' 이란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한다, 수락 혹은 거절의 피드백이 온다. 그러면 다음 번에 다른 누군가를 좋아했을 때는 기존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나.

 

하하. 연애는 삽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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