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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2010년 11월 3일 : 아무에게도 하지 않은, 아니 못한 이야기


혼자만의 욕심으로 미련처럼 잡고있던 끈을 놓기로 한 오늘 아침. 놓지 못하다가, 놓지 못하다가, 차마 놓을 용기가 없다가 오늘 새벽 술김인지, 아니면 잠결인지 혼자 잡고 있던 끈을 놓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참으로 이상한 이 시대는, 컴퓨터라는 삭막한 기계안에 모든 감정을 불어넣을 수도 있는 시대라 나는 모니터앞에 가만히 앉아 심호흡을 하기도 하였던 것 같습니다.

썩둑. 당신을 향해있던 내 마음의 끈이 잘리는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마음이 약간 철컹 흔들렸던것 같기도, 휘청거렸던 것 같기도 합니다. 보이지 않는 끈을 자르고 자리에서 일어나 컵을 씻으려하는데 그만 컵을 깨뜨리고 말았습니다. 쨍! 그 소리에 화들짝 놀라 있다 가만히 컵을 들여다보니 예쁘게도 두동강이 났네요. 누구도 다치게 하지않고 깨끗하게 두동강이 났습니다. 깨진 내 마음의 형태가 이런 모양일까 싶어 가만 들여다보다, 가만히 고개가 저어집니다. 내 마음은 당신과 나를 참 많이 다쳤거든요. 이왕 깨어질바에는 이런 모양일것을, 참 예쁘게도 깨졌구나 중얼거리고는 깨진 조각을 주워 휴지통에 담았습니다.

이것저것 참으로 많은 조각과 생채기를 남긴 내 마음의 조각은, 아직도 깨끗하게 치워지지 못하고 이리저리 남아서 한번씩 내 마음을 툭툭 찌르겠지요. 아프기도 하겠지요. 눈에 보이지 않는 조각일수록 예리하고 아픈법이니.

안녕. 참 오래 잡고 있어서, 그 시간동안 더 많이 다치게 해서 참 많이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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