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alon de alone/어두운 의자 안에서

Rajkumar Hirani의 <3 idiots> _ 더 심플 라이프!

<3 idots>. 오랜만에 들른 한 까페에서 우연히 이 영화의 짤막한 일부분을 보게 되었다. 꽤 마음에 와닿는 내용이라-일부분만을 보게 되었기때문에 이렇게 코믹한 요소가 가득한 영화라고는 생각을 못하고, 인간의 마음과 긍정적인 생각에 관한 철학영화라고 생각을 했다- 한번 보아야겠다고 체크만 해두고 있었다.

사람은 자기의 관심사에 안테나를 세우기 마련인지, 아는 동생의 미니홈피에 이 영화의 명대사인 all izz well 이 적혀있었고 그걸 바탕으로 영화의 제목을 알아냈다. 지인에게 영화를 좀 부탁했는데 제목이 <세얼간이>라는 말에 말도 안된다며, 그 영화가 아니라고 말했는데-진지함 일백프로의 철학영화라고 생각했기에- 맞더라. 하하. 게다가 7~8개월만에 전화가 온 서울의 보고싶은 친구하나도, 짧은 통화의 끝에 '참 너 혹시 <세얼간이>라고 봤어? 그거 한번 꼭 봐라. 괜찮은 영화야' 라고 당부하는게 아닌가. 아무래도 꼭 보긴 봐야하는가보다. 이 영화가 날 부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를 꽤 좋아하긴 하지만, 집에서 편하게 보는것보다는 좀 번거롭더라도 시간과 돈을 들여 영화관에서 감상하는걸 좋아하기에 집에서 보려면 이상하게도 마음을 먹고 보아야한다. 불을 끄고 사과를 아삭거리니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막을 바치는 한 남자(맞겠지?)의 순정이 떠오른다.


처음 인도 영화를 본 건, 혼자간 극장에서였는데 무슨 영화더라. 곰곰. 그...인도의 빈민가..(결국 참지 못하고 방에가서 책을 확인하고 왔다) 그래. 슬럼독 밀리어네어. 뜬금없이 남녀주인공이 기차역에서 노래부르며 춤을 추길래 '뭐임?' 이라며 뜨악했던 기억이 난다. 개연성 전혀 없어 보이는 그 춤과 노래도, 알고보니 그 영화의 한 줄거리였다는걸 나중에야 알았지만. 외국을 많이 다닌 친구가 말해줬는데, -그 나라가 어딘지는 기억이 나지 않아도- 그 나라에서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다가 노래가 나오면 사람들이 다 같이 일어나서 춤추고 따라부르고 그런단다. 거기가 인도였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그 뒤로도 간간이 춤과 노래가 뜬금없이 등장하는(듯한) 인도영화를 접한 적이 있어, 옆에 누군가가 있었다면 손을 부여잡고 영화의 노래에 맞춰 춤이라도 췄을판. 

영화의 내용은-대부분의 모든 영화가 다 그렇겠지만-너무나 이상적이었다. 내가 무척 좋아하는 내용이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라. 마음이 원하는 일을 하라. 네가 주체가 되어 네 자신의 인생을 살아라' 하는 정도. 이 영화의 후반부쯤이었나, 나는 너무 감동을 많이 받아서 얼굴을 감싸쥐고 엉엉 울었다. 

나는 성장영화를 참 좋아하는데, 주인공이 자신의 소명을 깨닫고 자신의 꿈을 마침내 이루고야 마는 그 일련의 과정을 참 좋아한다. 그때마다 엉엉 운다. 그래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가 <빌리 엘리어트>이고. 문득 드는 생각인데, 나는 이 삶에서 내 진실된 꿈을 아직 찾지 못해서, 그리고 그걸 이뤄나갈 용기가 없어서, 그래서 자꾸만 이런 이야기들에 하염없이 녹아드는걸까? 내게 결핍된 무언가를 영화가 자꾸만 건드리기 때문에? 

평소에도 눈물이 많지만, 요새 자꾸 우는 일이 많다. 건강하지 못한 눈물같아서 스스로 괜히 꾀죄죄한 느낌이다. 요새 자꾸 슬프고 기운이 없다고 말하니 친구의 대답이 '그래도 울고웃는게 차라리 낫다. 무뎌지는것 보단' 이란다. 우문현답일세. 

아무튼 나는 슬픔과 무기력으로 점철된 토요일을, 이렇게 산뜻한 영화한편으로 마무리하고 일요일로 접어들었다. 나 말이야. 나도 멋진 사람이 될수 있을까? 예전,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언제나 남앞에서 멋져 보이고 자랑스럽고 싶었다. 남이 나를 인정해주어야만 가까스로 내가 나를 인정해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언젠가부터는 '남'의 자리에 '나'를 세워야한다는걸 머리로 안다. 행복은 그래야만 온다는 걸.

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 언제나 깨닫지만 진리는 단순하고, 마음으로 품는것에 그쳐서는 안된다. all izz well.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