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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on de alone : 2호점/잠자리 연필

왜?

어버이날. 얼굴 보기 힘든 외가 식구들이 다들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음식과 이야기들로 배를 빵빵하게 채우고 식당문을 나서려는데 자그마한 아이가 천장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어요. 아이 시선을 따라 천장을 올려다보며 물었습니다.
'뭘 보고 있어?'
그러자 아이가 집게 손가락으로 전등을 가리키며 대답합니다.
'벌레가 불에 붙어있어. 자꾸 왜 붙어있지?'

아! 여름이 되면 불빛에 달려드는 벌레 쫒을 생각만 했지 왜 라는 생각은 한번도 해보지 않았어요. 벌레는 불을 좋아하니까, 여름마다 으레 그런거니까. 그렇지만 벌레가 불을 왜 좋아하지?

당연한 것이 없는 아이들의 시선. 모든것이 새롭고 궁금합니다. 왜 하면서 전등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아이가 너무 귀여워서 꼭 끌어안아주고 싶었습니다. 나도, 자꾸만 궁금한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