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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머리

나는 언제나 삐뚤어지고 싶어

나는 언제나 삐뚤어지고 싶었어. 어긋나고 싶어하는 내안의 나쁜-어떤 기준에서?-욕망을 아슬아슬 잠재우며 하루들을 살곤했지.  그런걸 사람들은 탈선脫線이라 일컫더구나. 탈선線은 탈선善인지도 몰라서 정해진 궤도를 이탈하는 자들을 사람들은 나쁘다 말하더군. 사람들은 정해진, 그래서 앞을 내다볼수있는 걸 좋아해. 앞이 빤히 내다보이는걸 좋아한단 말이야. 변수를 싫어하지. 당황하게 되니까. 그들입장에서 당황은 싫은거야. 불필요한 감정을 소비하게 되니까. 당황이 인생에 치고 들어오면 그래서 황당한거야. 요즘은 감정에도 수치를 매길 수 있는 시대잖아. 수치를 매겨서 사랑할 수 있는 시대. 이런 시대에는 당황이 당최 어울리지 않는가보지.

그런의미에서 선線은 선善을 품고있다. 사람들은 선線을 좋아해. 나는 늘 선線을 벗어나고 싶었어. 선線을 벗어난다. 탈선. 탈선線이 탈선善은 아닐지도 몰라. 굳이 레일위를 달리지않아도 나는 여전히 착할수도 있는거잖아.


* 청소년기 : 사람들은 선線을 벗어난 사람들을 욕하고 싫어하고 미워해. 당황하게 만드니까. 나도 그 속에 섞여서 그들을 욕하고 싫어하고 미워했어. 입에서 늘 썩은 담배냄새를 풍기는 아이가 교과서를 들고 나에게 온다. 나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어. '니 까짓게 공부는 무슨.'

청소년기에 저지를수있는 탈선은, 사실은 참으로 '예측가능'한 것이이서 어른들은 그다지 당황할것이 없는데도 그들을 싫어하고 경멸했어. 나는 어른들이 붙이는 꼬리표의 대부분은 맘에 들지않았지만 그들의 이름은 참으로 근사해보였다. 비행청소년. 비행行. 정말로 그애들은 이미 선線을 벗어나서 혼자만의 비행루트를 개발했는지도 몰라. 술이든 담배이든 쌈박질이든 어떤 행동이든 정해진 선을 벗어나려는 몸부림은, 지금 생각해보면 눈물나게 부럽고 근사하다. 나는 몸부림을 칠수있다는 생각조차 하지못했어. 그럴 필요가 없었다 는 저 아래에는 그래서는 절대 안된다는 어린애의 철저함이 깔려 있었을거야. 너희들이 낄낄대며 떠드는 이야기를 더럽다 고 생각했지만, 그래서 너희에게 친절하면서도 속으로는 경멸했지만 사실 너희는 모두 착했는데. 너희가 부러워서 더더욱 싫어했는지도 몰라.


* 이제는 삐뚤어지고 싶은 생각조차 금지되는 시기 :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면, 그러니까 비행청소년들이 자라나서 육지의 궤도에 다시 안착하거나 혹은 저 멀리 궤도가 없는곳으로 사라지거나-아무튼 그렇게 되면 말이야 그들의 비행
飛行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게 된다. '난 말이야 중학교때 무작정 가출을 한 적이 있어' '아 그래?' '난 말이야 고등학교때 폭행으로 경찰서에 간적이 있어' '아 그래?' 하고. 다들 이렇게 말해. '그 시기에는 누구나 그럴 수 있는거니까.' 그런데 의외로 그 시기에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걸, 너는 알지?

한 친구가 말했어. '지금와서 가출을 할 순 없는거니까.' 맞아. 이상해. 지금와서 집을 나가면 가출이 아니고 출가가 된다. 세상을 등지게 된단 말이야. 거 참. 묘하더군. 나이라는 것.

나는 언제나 한번은 세차게 삐뚤어져보고 싶었는데. 이런 마음은 열여섯살부터 점점 자라나 나중에는 겨우 억누를 수 있을정도까지만 커졌는데. 나는 한번도 선線을 벗어나지 못했어. 나는 늘 선善해야만 할것 같아서. 나도 살면서 한번쯤은 부모속을 뒤집어보고 싶었는데-미안해요 그렇지만 이미 여러번 뒤집어졌다는걸 알고있어요 감사합니다-살면서 한번쯤은 필름이 끊길때까지 취해보고 싶었는데. 한번쯤은 음악하겠노라 기타를 메고 집을 뛰쳐나가보고싶기도 했는데. 물론 난 음악엔 쥐콩만한 열정도 재능도 없지만.

탈선, 을 꿈꾸면 안되는 시기란다.

나에게 마음을 기대는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주고, 기운나는 말로 등을 도닥여주고 '나만 믿으라'는 허세 섞인 말로 위로하고, 이제는 진심인지 버릇인지도 모를 '감사합니다'를 말끝마다 붙이고 있는 나. 

때로는 글썽, 글썽해.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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