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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매일의 얌,채식

훠궈 : 접점을 찾는 수고로움의 기쁨


오늘은 반가운 친구와 저녁식사 약속이 있었습니다. 메뉴를 정하지 않아 만남 전에 메뉴를 정하려고 하는데, 영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겁니다. 저는 요 며칠 부실하게 먹은터라 묵직한 고기류가 먹고 싶었고 - 게다가 고기는 식당에서 혼자 먹기에 왠지 좀 머쓱해서요 - 친구는 요즘 소화가 잘 안되서 속이 편안한 음식을 먹고 싶다고 했어요. 나는 꼭 고기를 먹고 싶은데 친구는 국물이 먹고 싶다고 하고. 샤브샤브, 똠양꿍 등의 메뉴를 제안하다 궁리 끝에 훠궈라는 답이 나왔습니다. 게다가 친구는 한번도 훠궈를 먹어보지 않았다고 해서 옳타쿠나 싶었죠. '여태까지 너는 인생을 헛살았다'며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다행히 고수도 잘 먹는다고 하니, 향에 대한 거부감도 없을테고요.

그동안 가본 훠궈집은 영 별로였는데, 친구가 찾아오기 쉽도록 친구의 회사 가까이에서 찾은 훠궈집은 너무나 훌륭했습니다. 중국에서 유학할 때 먹었던 그 깊은 감칠맛이란! 고기를 먹고 싶었던 나의 욕구와 뜨듯한 국물을 먹고 싶었던 친구의 불편한 속을 모두 달래주는 훌륭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러고보면 접점을 찾는건 꽤 수고로운 일 같습니다. 각자 어느 정도는 서로를 위해 양보를 해야하고, 그러면서도 스스로가 섭섭하지 않게 최소한의 선을 지키는 것도 필요합니다. 서로에게 꼭 맞는 최접점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요. 친구에게 '이건 어때? 아니면 이건?' 하고 끊임없이 저녁 메뉴를 제안한 저처럼요.

최접점을 찾아내는 수고로움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상대에 대한 깊은 애정 덕분이겠지요. 처음 접하는 훠궈를 맛있게 먹는 친구의 얼굴을 보면서 기뻤거든요. 그러고보면 훠궈라는 메뉴 자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