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_')()()()/머리

바른 글씨는 바른 마음?

중,고등학교 무렵에는 판서를 많이 했다. (좀 쑥스럽지만)글씨가 바르고 예쁘다는 이유에서. 어느날 아침 자습시간이었던가. 생물 여선생님께서 교실뒤 칠판에 판서를 하고 있는 나를 가리키시며 반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지.'글씨는 사람 성품을 반영한다. 지현이 글씨봐라. 얼마나 크고 반듯하냐. 애도 글씨처럼 빤~듯 하잖아?' 나는 쑥스러운 미소를 드리우며 조금 붉어진 얼굴을 하고는 배시시 웃었던 기억이 있지. 줄곧 서기도 했었는데.

대학가서 형편없이 질나빠진 글씨를 문득 들여다보며 생각한다. 나는 이제 아무리 노력해도 예쁜 글씨는 쓸수없으니 바른 성품의 인간으로 살아가긴 틀려먹은 것인가! 오호라 통제라! 신이시여, 이 세상이시여! 어찌하여 좋은 글씨와 나쁜 글씨를 죄다 칭찬하시나이까! 글씨가 바르면 성품이 바르다 하시고, 글씨가 엉망이면 천재라 하시나이까! 바르던 제 글씨가 더러운지 오래니, 성품을 버리고 지능을 얻은것이나이까! 다시 글씨를 바르게 쓰고자한다면 저는 어찌되는것이나이까.

악필은 성품이 더럽다 (x)
천재는 악필이다
-> 천재는 성품이 더럽다 (x)

자야겠다.

'('_')()()() > 머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퀼트, 으흠  (0) 2010.03.09
엄청나게 보수적인  (0) 2010.03.02
'절대'는 절대 안돼  (0) 2010.02.23
   (0) 2010.02.23
냥냥! 부끄러워요~  (0) 2010.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