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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2017년 1월 29일 : 매미의 입장


밤이 이슥하도록 잠 못드는 새소리는 그렇다 치더라도 한겨울의 매미소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아침. 음력으로 치면 새해의 이튿날. 늦게 일어나 창문을 활짝 열고는 앉아있는데 찌르르르- 매미 소리가 들린다. 응? 잠에서 덜깼나 싶어 귀를 의심했지만 온몸을 떨어서 내는 분명한 매미소리.

7년? 12년? 땅 속에서 오랜 시간동안 기다린 오늘일텐데 밖으로 나와보니 뜨거운 태양도, 푸른 잎사귀도 없는 세상. 누군가 세상에 대해서 미리 일러준 적 있을까? 그렇다면 상상하던 세상과 달라 몹시 실망하려나, 원래 이렇게 춥고 메마른 곳이구나 싶으려나. 지금은 때가 아니니 다시 들어갔다가 나오라고 할 수도 없고 매미의 입장을 떠올리니 난감한 마음이 든다.

약속시간을 확인하려고 문득 핸드폰을 들여다봤더니 아 글쎄, '청계산 입구역의 매미소리'가 재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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