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alon de alone/어떤 낱말들의 모임

박민규의 <아침의 문>_드디어 주인에게 간 것인가!

드디어 이상문학상은 상의 본래 취지를 찾아 이상한 작가의 품에 안겼다. 짝짝짝 브라보! 신문이었던가, 온라인 서점의 배너였던가 아무튼 박민규 옹의 대상수상 소식을 접하고는 기쁜 마음을 금할길이 없어 한줄 쓴다. 물론 책을 샀다는 것을 증명하기위해 (아무도 필요로 하지않지만) 부러 책의 뒷표지를 스캔하여 올린다. 음하하하. 서점에서 읽으면 공짜, 서점에서 사면 일만 이천원, 온라인 서점에서 사면 일만 팔백원 되시겠다.
아주 예전에, 호랑이가 까까먹던 시절에 문학소년과 대화를 나누다 '몹시 숭배해 마지 않는 작가를 박민규가 졸라 까내렸다'는 이유 하나로 박민규 옹이 그 자리에서 문학소년의 언어에 의해 처참히 묵사발된 적이 있었다. 나는 우연히 읽게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첫 페이지를 펴자마자 박민규 옹의 열렬한 팬이 되었기 때문에, 문학소년을 입막음하여 찬양하는 박민규 옹님하가 더이상 다치게 하고싶지 않았으나 차마 그럴 용기가 없었기에, 언어에 의해 살아가는 자가 언어에 의해 파괴되는 장면을 감상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튼 나는 그 당시 문학소년을 꽤 식견있다고 생각했었고-지금 그렇지 않다는 건 아니다. 어딘가에서 책읽으며 잘 살아가고 계시겠지- 나의 문학취향에 대해서 그다지 자신이 없었기에-하긴 문학취향뿐만 아니라 사회생활하면서 번듯하게 자기취향 드러내기가 쉽지않다. 내가 자리를 마다않고 피력하는 나의 유일한 취향은 커피 정도?-문학소년과의 만남뒤로 어디가서 쉽게 '박민규씨 좋아한다'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사람의 모든 행동에 대해서 딱 부러지는 '왜'를 댈 수 있는건 아니니까. 아무튼 난 이제 어디가서 당당하게 '이상문학상 대상작가인 박민규씨'를 좋아한다고 큰 소리로 외칠수있다. 사람이 이름으로 사는건 아니지만, 가끔은. 어쩌면 자주 이름은 사람을 번듯하게 해주는 구석이 있다. 그래서 다들 이름을 좋아하는거지만 말야.

아무튼 박민규 작가님, 멀리서나마 마음으로 이렇게 축하를 보냅니다.
그리고 박민규 작가님보다 쵸큼 더더더더많이 좋아하는 잘쌩긴 김중혁 작가님도 수상 축하드려요
Bravo to tw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