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品/깔

부모님과의 화해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않은 분들이 많습니다. 인지하는 분들도 많지만, 자기도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의식으로는 '부모님께 효도해야 해.' '부모님은 날 키운다고 고생 많이 하셨어.'라는 생각을 하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다른 소리가 나옵니다. 죄책감도 덩달아 느껴지고요.

저는 부모님과 사이가 꽤 좋지 않았습니다. 어린시절에 대한 기억때문에 성인이 되어서까지 부모님을 마음 깊이 미워하고 있었고, 겉으로 표출되지 못한 증오는 내 안에 남아 나를 갉아먹었습니다. 아무도 몰랐지만요. 쌍방의 노력으로 안정적 궤도에 올랐을 때도 내 마음 속 어딘가에는 분명 해결되지 못한 응어리가 있었어요.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을 뿐.

최근 한달동안 회사일로 마음을 끓이면서 갖은 애를 쓰는 와중에, 문득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마음 끓이는 일을 이야기 하려던건 아닌데 어쩌다보니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펑펑 울었습니다. 전화를 끊고나니, 살면서 단 한번도 부모님에게 속마음을 이야기 한 적이 없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어요. 그동안 나도 모르게 부모님을 무시한거죠. 신뢰하지 않았고요. 그저 밉고 싫었으니까.

어릴 때 부모와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닙니다. 부모와의 관계형성을 잘 하는 사람이 사회에 나와서도 잘 할 수 있어요. 무슨 자기계발서 같이 빤한 이야기인데, 겪어온 바로는 정말로 그렇습니다. 아무튼, 오늘에서야 부모님을 진짜 '어른'으로, 인생의 선배로 인정하는 마음을 내었네요. 부모님과의 관계가 한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게된 것에 감사합니다.

저는 힘들때 비슷한 사례글을 많이 찾아보면서 위로도 얻고 해결책도 찾으려 애를 썼는데요, 저도 틈틈이 발견한 사실을 기록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에게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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