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_')()()()/머리

또 너냐.

추운곳에서의 유학생활과(그래봤자 1년이지만) 추운곳에서의 칩거. 그리고 추위에 약한 체질과 태어날때부터 나의 분신이었던양 나를 좀처럼 떠나지 않는 냉기. 이 모든 것이 합쳐져 겨울이면 자연스럽게 하나의 결과물을 빚어내니 그것이 바로 동상이다. 하아. 겨울마다 동상에 시달릴줄 그 누가 알았던가.

피부를 그리 중시하지 않는 가풍속에 태어난지라, 꼭 피부과를 가야만 하는 상황이 살아가는동안 몇번 닥쳤음에도 불구. 엄마따라 목간에 끌려가면 이태리 타월(도대체, 왜 이태리가 붙었는지?)로 얼굴이 벌개지도록 빡빡 문질리며 길러진지라 '피부과'라는 곳이 있는줄은 꿈에도 몰랐던 유년시절을 거치고 얼굴에 뾰루지는 대수롭지않게 눌러짜는 경지에 도달. (결코 자랑이 아님. 아직 백옥같은 피부를 가지고 있는 님하들은 아기다루듯 잘 관리하시길 바랍니다. 항간에 떠도는 연예인들의 피부시술에 관한 일화는 거의 다 사실이니까요. 엉엉) 아무튼 피부과라는 곳은 나와는 그리 깊은 인연을 맺을 일 없는곳이나, 발갛게 부어 표피가 너덜거리는 손가락이 한달이 지나도록 점점 심해지기만해서 자가진단 '동상'이라는 판결을 내린후 의사선생님께 디밀어 보니 역시 '동상'. 진료가 내 손을 꼬물락 거리는거였는데 진료이긴 하지만 조금만, 더 젊고 더 핸섬한 분이셨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작은 아쉬움이.

의사선생님하께 '옛날부터 손발에 냉증이 있었는데 그것때문인가요?'라는 지극히 사소한 질문하나 던졌을뿐인데 '냉증'이란 단어에 노발대발 길길이 뛰시며, 도대체 그 구시대적인 300, 400년전 용어는 언제까지 써먹을꺼냐며 현대의학이 얼마나 발달했는데 아직까지 사람들은 한약이 좋은줄 안다며 또 노발대발. 애낳고 몸차가워지는걸 옛말로 냉증이라고 한다며, 냉증에 관한 민간요법을 줄줄 설명하시고는 '정말 말도안되는 무식한 방법'이라고 못박은후, 그래도 '어릴때부터 냉증이 있었다'는 나의 말에 '어릴때 애 낳았소?'하는 말로 종지부를 찍으시네. 아마 사이가 별로 좋지못한 한의사분 중에 대박난 분이 있던가, 그 의사선생님하의 피부과가 나날이 후퇴를 거듭하든가. 그도 아니면 다만 '동종업계 경쟁자'라는 알수없는 라이벌의식이 한의학 자체를 경멸하게 만들었던가.

3일뒤에 오랬는데 아마 안갈듯. 차라리 집에서 참을듯.

'('_')()()() > 머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문학이 우리를 구원할거야.  (2) 2010.01.06
너는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2) 2010.01.05
紅茶三湯 : 내 영혼의 참다운 벗  (0) 2010.01.03
내 와플!  (6) 2010.01.03
딱 까놓고, 솔직하게  (0) 2010.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