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
이 모든 관념을 벗어나 온전히 이 순간에 거할 수 있음은 얼마나 감사한지. 삶의 가볍고 보드라운 속성을 새삼 깨닫는 오늘. 삶은 가볍고 좋은 것. 사랑은 가볍고 좋은 것. 삶과 사랑을 온통 무겁고 어렵고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순전히 우리들이다.
곧 다가올 사순시기에 맞추어 신부님께서 기도를 해주시겠다고 하여, 다소 장황하고 긴긴 편지를 드렸다. 깊이 숨겨둔 아녜스를 꺼내 놓으며. 편지를 쓰는동안 초가 다 탔고, 중간중간 사과를 깎아먹고 좀 쉬면서 편지를 마무리했다. 늘 여기는 것이고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는 주변에 좋은 인연이 많아 나를 올바로 살아가게끔 도와주신다는 사실이다. 작은 마음으로라도 갚으며 살아야지.
또다시 금세 속세의 무게에 눌려 삶의 고통에 피로를 호소할 알량한 내가 있겠지마는, 다시 돌아오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마땅히 있어야 할 곳으로, 가볍고 환한 마음으로 삶에 거할 수 있는 내가 되고 싶다. 번번이 잊더라도 그래서 번번이 돌아올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봄처럼.
자, 편지를 부치러 나가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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