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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매일의 얌,채식

웬만해선 떡볶이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1초 고민할 필요도 없이 김밥. 그리고 그 뒤를 떡볶이가 바짝 쫓는다. 그래서 한두달에 한번씩 집에 내려갈 때마다 엄마는 굵고 단단하게 말아쥔 김밥 삼십여줄과 - 좋아하는건 정말 끝도 없이 먹을 수 있다 - 가래떡으로 만든 떡볶이를 한솥 해놓고 나를 기다린다. 나는 그러면 집에 머무는 이틀내내 김밥과 떡볶이만 잔뜩 먹고, 남은 김밥은 바리바리 싸들고 다시 서울로 올라온다.

 

 

요리를 즐겨하지만 내가 웬만해선 만들지않는 음식 두가지도 바로 김밥과 떡볶이. 너무 좋아하니까 자주 해먹을 법도 한데, 이 두가지 만큼은 꼭 남의 손을 타야 먹는다. 물론 엄마의 손맛을 최고로 친다. 생일날 본인이 미역국을 끓이지 않는 것과 같은 심리랄까. 누가 나를 생각하면서 만들어주는게 좋다. 그래서 이 두가지는 안 만들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떡볶이를 한솥 만들어 먹었다. 이유인 즉슨, 아마 한달쯤전부터 까르보나라 떡볶이가 먹고 싶었는데, 이걸 어디가서 사먹자니 애매하고 - '까르보나라' 가 무슨 마법의 형용사처럼 '까르보나라'만 붙으면 서민음식인 떡볶이도 한접시에 만원을 훌쩍 넘는다는 놀라운 전설. 게다가 양도 적단 말이다 - 그래서 고민끝에 만들기로 했다. 우유와 떡볶이 떡, 베이컨은 집에 있는 고기로 대신하자 싶었는데 이게 또 정신없이 바쁘고 시간도 없다보니 해먹을 시간이 없다가 지난 주말에 사둔 떡이 오늘에 이르렀다. 게다가 우유도 없지, 사러나가긴 귀찮지. 그래서 떡볶이.

 

 

요즘 유행한다는 백종원 떡볶이 레시피를 들여다보니 역시나 설탕 들이붓는 레시피. 모두가 좋아하는 백종원 아저씨 레시피를 난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일단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달콤한 디저트를 좋아하긴 하지만 요리에서 단 맛이 나는건 다른 문제. 난 새마을 식당의 음식들도 너무 달아서 못 먹겠던데 맛있다고 꿀떡꿀떡 삼키는 사람들보면 입맛이 다들 다르구나 싶기도. 그래서 아무튼 오늘도 내맘대로.

 

 

일반 고추장과 매실 고추장이 마침 집에 있었는데, 매실 고추장을 썼더니 촉촉하고 새큼한 맛이 돌아서 떡볶이가 더 맛있다. 찌개에 쓰면 좀 그럴 것 같은데 떡볶이에는 딱이네. 근데 갑자기 감자 푹 넣은 고추장찌개 끓여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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