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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혁오를 만났다

 

△ 카키색 바지 입은 애가 혁오 . 및 나머지 멤버들

 

 

 

회사 근처에서 혁오를 만났다. 오. 연예인을 이렇게 '가까이서' 본 것은 두번째인데 하나는 십년전인가 눈앞에 나타난 양동근이 양동근인지도 모르다가 그냥 휙 - 뭐 알았대도 별반 다를 건 없을 것이다만 - 지나친 일과 오늘 홍대 골목길에서 혁오를 만난 일.

 

 

멤버들끼리 커피숍에 들렀다가 나오는 길인 모양. 자기들끼리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포즈를 취하고 서로를 찍어주고 있었는데 흘긋거리며 '어머 혁오' 라고 지나가는 무리들과는 달리 나는 그 모습을 꽤 지켜보고 있었다. 골목 한 귀퉁이에 붙어서서. 그들도 불편했을 것이다. 떠나지 않고 일정거리를 유지하며 지켜보는 누군가의 시선이. 그러다 불쑥 용기를 내어 "저 사진 한 장 찍으면 안되요?" 라고 말을 붙였다. "죄송한데 안 돼요." 라는 혁오의 짤막한 대답. 담배를 꼬나물고 있었는지는 기억이 잘 안난다. 흥. 내가 니보다 더 유명해져서 니 싸인 안해주고 만다! 라는 젊은이의 포부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마침 그 골목이 회사 숙소를 끼고 있는 건물이라 숙소로 후다다다다 올라가 3층에서 빼꼼 고개를 내밀고 몰래 그들을 지켜보았다. 나 뭐하냐. 그들이 사진찍으며 낄낄 노는 것을 몰래 지켜보다가 - 걔들 입장에서 좀 소름끼쳤을 듯 - 회사로 돌아가 혁오를 만났다고 자랑했다. 다들 꺄아꺄아 거리면서 어디서 봤냐고 난리다. 난 어쨌든 혁오한테 말이라도 붙여봤으니 위잉위잉이라도 들으면서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