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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2015년 7월 27일 : 여름의 맛

 

△ 역사적인 창간호 교정의 첫 날. 앞으로 시간이 많이 흐르면 오늘을 어떻게 기억하려나.

 

 

 

 

* 흐린 날들을 틈타 제법 잔다 싶었다. 날씨가 맑아지니 또 아침햇살이 창으로 들이치겠구나. 빨리 뭔가 조치를 취해야할텐데.

 

 

* 새로 이사한 집은 좀 많이 오르막에 있다. 좀 많이 오르막을 제외하면 방의 느낌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방을 보자마자 좀 많이 오르막을 잊어버렸다. 뭐, 내려갈 땐 내리막이잖아? 늦은 업무를 마치고 뚜벅뚜벅 여름밤을 걷다보면 등어리에 땀이 촉촉밴다. 집에 오자마자 에어컨을 살짝 틀고 샤워를 하고 나오면 시원한 방의 온도가 온몸을 감싼다. 크아. 이게 바로 여름의 맛이지. 쪼다방구같이 맥주 한 캔도 제대로 못 마시니까 이럴 때 아쉽다. 지난 주말에도 몹시 맥주가 마시고 싶었는데 편의점에서 맥주캔만 이것저것 만지작거리다 망고 아이스크림을 사서 나왔었다. <호타루의 빛>이란 일본 드라마를 보면 여주랑 남주가 맨날맨날 아주맨날 맥주캔을 쪽쪽 마신다. 어느 에피소드에서는 여주가 '고야'와 함께 맥주를 먹는 장면이 나왔는데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 그 뒤로 고야를 꼭 먹어보겠다며 저 멀리 어디 고야농장까지 가려고 했던 적도 있었는데. 사람들이 농장에 팔려간다며 말렸지.

 

 

* 맥콜. 옆자리가 맥콜이 먹고싶댔다. 맥콜, 맥콜. 맥콜 이야기를 들은 팀장님은 '맥콜과 쌍벽을 이루는 음료가 뭐였더라!' 갑자기 검색을 하기 시작했고 '보리텐!' 이라며 기뻐했다. 보리텐을 듣자마자 저 구석의 대리님이 '아! 보리텐!' 이라며, 무슨 마법주문처럼 포텐 터트리듯 입밖으로 보리텐을 터트린다. 스트리트파이터라는 게임에서 뭐 대신 '보리텐'이라는 말을 썼다고 한다. 나는 또 이런걸 못참기 때문에 집에 오자마자 샤워를 하고 노트북을 두드려 뭔가를 알아냈다. 아, 우리는 물론 퇴근길에 맥콜을 사먹었고 캔의 디자인이 구리다며 내가 토를 달았다.

 

 

* 쿠키는 타버렸다네. 쿠키씨가 연락을 해왔다. 점심에 보낸 메시지였는데 거의 열한시간이 지나 확인을 한거구나. 몰랐다. 마음에 짐이 느껴졌다. 나를 만나고 어떤 느낌이었냐고 물어보니, 오래 알던 사람처럼 편하고 좋다했다. 저는 그 반대였노라고, 다음에 만날 기회가 있으면 좋은 얼굴로 뵙자며 편안한 밤 되시라는 메세지를 남겼다.

 

 

어제 친구와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문득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나 개를 살까봐. 평생 결혼 못하고 개랑 살 수도 있어.

나는 개와는 벌써 15년도 넘게 살아봤으니 개에 대한 미련은 없고, 정말로 나도 연애라는 걸 다시 하고 결혼이란 걸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물이 차오른다. 어딘가에 내 짝꿍이 분명히 있을거라는, 어쩌면 알량한 이 믿음때문에 아무도 눈에 차지 않는다. 이 생각이 바로 노처녀로 가는 급행열차티켓이라던데. 그렇다고 아무나 만나서 적당히는 싫어.

 

 

 

 

 

(출처 : https://namu.wiki/w/%EB%AA%AC%EB%8D%B0%EA%B7%B8%EB%A6%B0/%EB%8C%80%EC%A0%84%EC%95%A1%EC%85%98%EA%B2%8C%EC%9E%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