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장님이 사주신 대추차. '대추차를 고를줄은 몰랐는데' 팀장님의 한 마디.
어제 취직했다. 술집에 와 몰려가 회식도 했다. 못하는 소주를 몇 잔이나 받았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나도 에법 취했다. 취기에 병맥을 또 두 병이나 까고는 - 라벤더 향이 끝내준다기에. 오 진짜 끝내주긴했다 - 거기서 멈췄으면 좋았을텐데, 이빨도 같이 깠네. 첫인상도 덩달아 깠네. 굳바이 첫날에 모조리 휘발된 내 첫인상. 애도를 표합니다.
옆자리의 동료가 첫날에 메신저로 나에게 건넨 말은 '뭘 그렇게 자꾸 드세요' 다. 부끄러워서 책상에 얼굴을 처박고 막 웃었다. 오늘은 하루종일 쌀국수가 먹고 싶어서, 옆자리에게 퇴근 후에 같이 가자고 러브콜을 보냈더니 바로 수락의 메세지가 왔다. 참 좋은 사람이구나. 이히히. 생각해보니 어제 술에 취해 아이스크림 가게 간판을 애달프게 바라보던 내 손에 아이스크림을 들려준 것도 그녀다. (맛있는거 사줄게요!) 가려던 쌀국수 집은 오늘이 마침 휴업이고 - 어째 나는 휴업일 맞춰서 찾아가는 센서가 내장 되있나 - 홍대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가 유명하다는 우동집으로 결정. 사십분 정도를 기다렸다.
냉우동과 그녀를 마주한 나에게 '지현씨 때문에 아구창이 아파요' 라는 목소리가 날아든다. 네? '저 원래 웃음이 없는 사람인데 지현씨 때문에 하루종일 웃어요' 그녀가 본인의 아래턱을 움켜쥔다. 아-에-이-오-우. 저는 어머니에 비하면 새발의 피만큼도 못 웃긴 사람이예요, 라고 사실대로 고백하자마자 그녀가 배를 꼭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며 꼭 어머니를 뵙게 해달라고, 같이 식사 한 끼면 충분하다고 내 손을 꼭 잡는다.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옆자리의 동료가 어머니를 뵙고 싶어한다, 식사를 꼭 같이 하고 싶다고 한다' 라는 말을 전하자 '그래? 밥은 지가 사라고 해라.' 하는 대답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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