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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2015년 6월 1일 : 겨를

 

알지도 못하면서.

 

 

 

 

* 겨를이란 말에 대해서 계속 생각했다. 의존명사. 무엇에 기대야만 겨우 쉴 틈이라도 생기는게다.

 

* 더 이상 적막하지 않기로 하고, 꼭 여섯달만에 다시 세상 속으로 나를 던지는 아침. 뚜벅뚜벅 뒤섞이는 유월의 굳모닝. 힐을 신고 치마를 입고 앞섶에는 리본을 가지런히 달고 버스를 기다리며 어느 창窓에 나를 비춰보는 아침. 긴 머리가 덜말라 빗을 꺼내어 몇 번 벅벅 빗는다. 어찌하여 도시의 사람들은 운동 부족일까. 조사 결과가 잘못된건 아닐까. 이렇게 하나같이 열심히 달리고, 버스를 타고, 다시 지하철을 타기위해 위에서 아래로 혹은 아래에서 위로 부지런히 움직이는데. 수많은 인파가 나를 향해 다가왔다가 멀어진다. 빠르게 다가와 멀어지는 발걸음들을 바라보며 걸었다.

 

사랑에 빠지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새벽 세 시가 이슥하도록 글을 읽고 조금 끄덕이고 다시 글을 읽다가 세 시간 남짓 자고 일어났다. 모르는 얼굴들을 익숙하게 하는 작업에 지레 마음 한 구석이 짓눌리는 느낌이다. 간단한 OJT후에 업무 설명을 들었지만 이미 정신을 반쯤 놓고 있었고, 겨우 '간식 무한 제공으로 5kg 증가' 라는 항목에서 '안되는데'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