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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2014년 11월 5일 : 11월의 아침엔 거리에서 브레이크 댄스를 (난 슬플때 힙합을 춰.)

 

△ 현겸이는 말했지. "난 슬플때 힙합을 춰."

 

 

특별히 늦을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어물쩍대다가 정말로 늦어버렸다. 가령 이런 식이다. 세수를 할까말까를 계속 고민하다가 세수를 너댓번은 족히 하고도 남았음직한 시간이 흐르고, 세수를 안하기로 결심했는데 결국 "에잇!"이라는 외마디 외침과 함께 세수를 하고보니 정말로 늦어버릴 것만 같아요.

 

세수만 하고 어제 입었던 옷을 그대로 다시 입고, 머리는 회사에서 감아야겠기에 (BGM: 015B가 부릅니다 - 처음만 힘들지) 샴푸며 린스, 수건을 주섬주섬 챙긴다. 이것도 챙기고 저것도 챙기고 오늘따라 챙길 것들이 많아 가방에 두서없이 집어넣고 보니 정말 백팩이 터질정도로 한 가득. 자전거에 가방과 함께 몸을 실었더니 가방의 무게 때문에 휘청거린다. 뭘 이렇게 집어 넣은게야. 가방의 무게 때문에 자전거를 지탱하지 못할 정도로 자주 흔들거렸는데, 결국 '자전거에서 내려야겠어.' 라고 몸을 내리다가 가방 무게 때문에 아스팔트 위에 나동그라졌다. 아 정말 불쌍하다.

 

나동그라지면서 한쪽 팔로 바닥을 집었더니 어째 떨어지는 폼이 무엇같기는 한데, 사람은 본디 자신에겐 너그러운 법이므로 브레이크 댄스 낙법 정도라고 하자. 모자를 푹 눌러쓰고 출근한 나에게 대표님이 묻는다. "반지 머리 안감았니?" 예.

 

점심시간에 머리를 후딱 감고 수건을 돌돌 말고 나오니, 남자 직원이 나를 보고 "순간 여기가 어딘지 잠시 헷갈렸어요." 라고 멘션을 날려주었다. 설마 아내분이랑 헷갈리신건 아니겠죠. 둥둥 말아올린 바짓단을 내리고 젖은 머리를 하고 허공을 쳐다보고 있는데, 입사한지 이틀된 신입사원이 나를 보고 또 한마디 해주었다. "개운하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