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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들/다른동네

대구 영생덕 : 군만두 성애자의 지속적인 방문과 직원의 계속되는 싸가지

 

△ 대구 만두하면 태산 만두와 영생덕입죠.

 

 

입에도 안대던 군만두를 먹기 시작한지는 몇 년 되지 않았습니다. 계기는 대학 졸업 후 인턴을 지내던 회사에서 자주 중식을 시켜먹었거든요. 서비스로 으레 군만두가 따라왔는데, 하도 집중해서 먹는 내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군만두만 나에게 몰아줬다는 아름다운 전설이 있지요. 그때 얻은 '만두 지현'이란 별명은 아직도 나를 따라다니는건지 요즘 다시금 군만두에 흠뻑 꽂혀있어요. 기름 줄줄.

 

대구하면 태산만두와 영생덕이 유명합니다. 태산만두는 어제 갔더니 휴업! 그래서 어머니와 영생덕으로 갔어요. 추석 연휴 다음 날인데도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더군요. 늘 여기서 군만두 하나와 물만두 하나를 시키고, 동생 몫으로 왕만두 1인분을 포장합니다. 기름을 줄줄 흘리며 군만두를 물어뜯는 나를 바라보며 어머니는 "만두만 먹느냐." 라고 물어보시지만, 네 만두만 먹습니다. 어머니는 야끼우동을 먹을까, 삼선짜장을 먹을까 늘 고민이시네요.

 

어머니와 자주 만두도 먹으러 오고, 영화도 보러 다니고, 마트에도 들러야 하는데 멀리 사는 딸의 마음이 무겁네요.

 

 

* 아, 아무튼 영생덕은 부지런히 들락거리고 있고 여기 서빙하는 직원 하나도 한결같이 무뚝뚝하며 접시를 테이블에 탁탁 내려놓고 시큰둥하게 주문을 받지만 맛있으니까 뭐. 바빠서 그런거겠지 뭐. 안바빠도 그렇더라 뭐. 너란 남자 마음만은 따뜻하겠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