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뭉태기를 덥석 잘라먹고 .
* 올해로 세번째 맞는 대표님 생신이다. 오픈 시간에 맞춰 매장에 가서 케이크를 찾아왔다. 초를 몇개 드릴까요, 하는 물음에 잠깐 고민하다 긴 초 넷과 짧은 초 일곱을 달라했다. 한 손에는 우산을, 한 손에는 케이크를 조심스레 들고 걸으면서 긴 초 넷과 짧은 초 일곱이 결국은 내 삶에 들이닥친다면 나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조금 고민했다. 누군가의 생일을 세번이나 같은 곳, 같은 사람들과 챙길 수 있다는 것은 그래도 조금은 행운이지 않을까. 딸기가 으스러질까 조심하며 케이크를 잘랐지만 결국에는 조금 으스러졌다. 조심하는 것은 결국 으스러지게 되있다. 뭐든. (으스러지지 않을 거라면 뭣하러 조심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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