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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on de alone/노래의 날개 위에

더 아름다워져

 

△ 너와는 한 번도 가지 않았던 커피숍. 도장 열개를 다 모았다.

 

 

매일의 노래는 내 마음의 대변이고 (똥 말고요!), 멜로디로 쓰는 일기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요즘 듣는 노래'를 쉽사리 알려주지 않아요. 그렇지만 요 며칠의 나는 이 노래를 하루에 수십번이고 듣고 있노라고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네요. 성시경의 <더 아름다워져>.

 

사랑이라고 생각한 적 없는데, 사랑이라고 인정한 적 없는데, 그래서 무심하게 헤어졌고 문득문득 일상의 어느 지점에서 울었는데. 사랑한 적은 없는데 요즘의 네가 잘 지내는지, 살은 좀 빠졌는지, 혹시 좋아하는 사람은 생겼는지, 그리고 어떤 노래를 듣는지는 궁금해요. 무릎을 베고 올려다 보던 네 얼굴이 좋았던 적도 없고, 마음을 담아 좋아한다 말한적 없고, 너와 나의 인연에 감사한 적 없는데.

 

여름이면 으레 31에 마주앉아 아이스크림을 산처럼 쌓아놓고 퍼먹고, 나란히 앉아 이어폰을 하나씩 나눠끼고 똑같은 음악을 듣고, 똑같은 영화를 보고 나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오즈 씨리얼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그리고 내가 요즘 듣는 노래에 대해서 알고 싶어하는 너에게 알려주고. 우리의 시간과 공간을 채우던 공기는 그게 전부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