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회사에 입사한 신입 직원분은 결혼을 늦게 한 40줄의 새 신랑이다. 결혼한 지 3개월이 채 안된 파릇파릇한 새 신랑이라서, 결혼 생활에 대한 안정감과 좋은 짝 찾기의 중요성에 대한 의식이 매우 고취되어 있는 상태. 표적은 나다. 한참 아래이기도 하거니와 아무리 봐도 연애에는 취미가 없어보이거니와, 40줄 인생 선배의 시각으로 봤을 때 내 나이가 참 아깝기 때문이다.
"반지, 내 주변에 좋은 사람 있어요."
"오 누군데요?"
"허지웅 닮았는데 ~ "
"음... 저 허지웅 스타일은 별론데."
"허지웅이랑 완전 똑같아요."
허지웅은 나를 모르지만 허지웅을 일방적으로 아는 나는 '그의 이런면이 싫다, 별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는 가운데, 선배가 톡 끼어들어 허지웅의 매력에 대한 썰을 풀기 시작한다. (이 선배는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을 누가 싫어하는 걸 싫어한다.)
"야, 허지웅이 얼마나 괜찮은데. 그런 남자가 어쩌고 저쩌고..."
두 남자가 허지웅에 대한 매력과 그런 남자 스타일의 장점을 줄줄이 읊는다. 그으래? '병약한 도련님 상'외에 딱히 끌리는 남자 상이 없는 나는,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 굳이 다들 괜찮다고 치켜세우는 허지웅과 차 한잔쯤은 마시는 상상을 슬며시 해본다.
"음, 근데 그 분 허지웅 닮으셨으면 인기 많지 않아요?"
"아 맞아요. 여자친구가 있는데 여자친구도 정말 이쁘더라구요."
저한테 왜 이러시는거예요? 맛 좀 볼래 직장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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